신성장동력 찾기에 쉴 새 없는 한컴...우주산업까지 진출

박현익 기자
입력 2021.04.08 13:51
위성 영상 처리·분석 전문 한컴인스페이스
세종대와 우주항공연구소 설립…"인재확보 초석"
네이버 손잡고 국내 최초 클라우드 지상국 구축도
"목표는 한국에서 민간 최초로 위성 쏘는 것"

 한컴인스페이스의 위성 영상 처리·분석 플랫폼 인스테이션. /한글과컴퓨터 그룹
한컴인스페이스의 위성 영상 처리·분석 플랫폼 인스테이션. /한글과컴퓨터 그룹
문서 편집 소프트웨어(SW) ‘아래아 한글’로 잘 알려진 한글과컴퓨터가 새 먹거리를 찾아 우주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우주 사업까지 외연을 확대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한컴그룹은 세종대와 손잡고 우주항공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설립 목적은 드론·항공우주 분야 기술과 인력 확보다. 이를 위해 최근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과 배덕효 세종대 총장은 ‘드론·항공우주 공동연구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김상철 회장은 "국내 항공우주공학 분야를 이끄는 세종대와의 연구소 설립을 통해 첨단기술과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앞으로 산학협력 거점기관으로 ‘세종-한컴 우주항공연구소’를 세우고 ▲드론·항공우주 분야의 신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개발 ▲전문가 양성과 연구인력 교류 ▲자율무인이동체 연구를 위한 공동 연구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컴이 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우주·드론 전문기업 인스페이스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인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의 최명진 대표가 2012년 설립한 항공우주 위성 지상국 관련 기술 선도 기업이다. 지상국은 육상에 설치돼 우주 위성 정보를 송수신하는 무선 기지국을 가리킨다. 인스페이스는 위성 관제를 비롯해 위성으로부터 수신한 영상 정보를 처리, 분석하는 데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한컴은 또 올해 초부터 네이버와 클라우드 기반 지상국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컴인스페이스가 위성 관제와 정보 처리·분석 등 기술을 개발하고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보안 등 노하우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그라운드 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오비탈’ 등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 여럿 개발돼 서비스되고 있지만 국내 지상국은 아직 클라우드가 아닌 자체 서버로 운영되고 있다. 한컴과 네이버가 구축에 성공하면 국내 최초가 된다.

한컴의 더 큰 목표는 직접 위성을 띄우는 것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주도했던 국내 우주 시장은 이제서야 민간에서도 주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면서 "(한컴과) 인수·합병(M&A)을 논의할 때 ‘한컴이 한국에서 민간 최초로 위성을 띄우는 기업이 돼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한국은 북한 때문에 위성감시 업무가 발달하며 영상 처리 분석 기술에 상당한 노하우가 쌓였는데, 이는 한컴인스페이스가 특화한 분야이기도 하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이러한 기술 강점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위성 제작에도 참여해 국내 우주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1990년 설립 이후 ‘아래아 한글’ 등 오피스 SW에 주력하던 한컴은 2010년 김상철 회장이 인수하면서 새롭게 거듭났다. 김 회장이 사업 다변화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종합 IT 기업으로 변모했다. 한컴그룹은 현재 임베디드 SW(내장형 프로그램) 전문 기업인 한컴MDS를 비롯해 AI·사물인터넷(IoT) 전문인 한컴인텔리전스, 로봇 기업 한컴로보틱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원조 격인 한컴도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AI콜센터 개발 등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인스페이스와 관련해 "한컴그룹이 주력하는 신사업 확대의 일환이다"며 "관련 산업의 전망이 밝은 데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