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득 하위 20% 소비 증가? 식료품 가격 상승 탓 '착시'

세종=이민아 기자
입력 2021.04.08 12:00
소득 1분위, 월 105만8000원 소비지출
나머지 2~5분위 전부 소비지출 줄여
지출에서 식료품 비중 큰 1분위 소비 늘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의 지갑에서는 전년 대비 더 많은 돈이 나갔고, 나머지 상위 80%는 전부 소비지출을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 줄고 ‘집밥’ 열풍이 불면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해, 지출에서 식료품 비중이 큰 하위 20%가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구성비./통계청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구성비./통계청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0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 평균 소비 지출은 105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2~5분위(상위 80%)의 월 평균 소비지출은 전부 감소했다. 소득 분위별 월평균 소득은 2분위 가구 163만7000원(-2.8%), 3분위 가구 220만 2000원(-6.3%), 4분위 가구 289만 3000원(-3.7%), 5분위 가구 421만원(-0.3%)이었다.

1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15.7%), 주거‧수도‧광열(5.4%), 보건(8.0%) 등의 소비지출이 증가했다. 반면 음식·숙박(-2.6%), 의류‧신발(-10.6%), 오락‧문화(-8.8%), 교육(-23.7%) 등에서 소비지출이 감소했다.

소득 1분위는 지난해 가계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를 늘린 것이 아니라, 소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출을 따라서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에 그치는 동안 신선식품지수는 9% 상승했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소비지출 증가에는 전체적으로 저물가인 상황에서 식료품 물가만 4.4% 늘어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1분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2.3%으로, 전체 평균(15.9%) 대비 6.4%P(포인트) 높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도 식료품‧비주류음료(18.8%) 소비지출이 증가했지만, 1분위에 비해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소득 5분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3.3%로 1분위에 비해 9%P 적다.

소비지출 항목별 구성비를 보면, 1∼4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5분위 가구는 교통 지출 구성비가 15.2%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5분위 가구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구매를 많이 하면서 교통 지출 구성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