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노인폰은 옛말…알뜰폰 가입자 1000만 시대 코앞

이경탁 기자
입력 2021.04.08 10:19 수정 2021.04.08 11:24
지난해 ‘아이폰12’ 출시 이후
알뜰폰 가입자 증가 추세 전환
통신 3사 5G 요금제에 실망한 2030
자급제 구매 뒤 알뜰폰 LTE 요금제 선택

알뜰폰 ‘편의점 유심 배달 서비스’를 받는 모습. /LG헬로비전 제공
알뜰폰 ‘편의점 유심 배달 서비스’를 받는 모습. /LG헬로비전 제공
대포폰·노인폰 등 부정적 이미지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알뜰폰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올해 가입자 1000만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알뜰폰(MVNO) 가입자는 927만명으로 1월보다 약 6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입자가 761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66만명이 증가했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8년 800만 가입자를 유지하다 2019년부터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며 730만명 선까지 추락했다. 이 배경에는 알뜰폰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이 꼽힌다. 특히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이동통신 3사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5G 가입자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알뜰폰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반전의 계기는 ‘기대에 못 미치는 5G’다. 많은 5G 요금제 이용자가 비싼 요금을 내는데도 망 품질이 떨어지는 통신 3사의 5G 요금제에 실망하며 값싼 알뜰폰 요금제를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아이폰12 미니와 프로 맥스가 전시된 서울 중구 프리스비 명동점./연합뉴스
아이폰12 미니와 프로 맥스가 전시된 서울 중구 프리스비 명동점./연합뉴스
애플이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첫 5G폰인 아이폰12의 경우 구매자의 20%가 자급제(제조사 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 모델을 선택했다. 이들 대다수는 5G 요금제 대신 알뜰폰 LTE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G폰을 통신사 모델이 아닌 자급제 모델로 구매하면 반드시 5G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월 갤럭시S21 사전예약을 했을 때도 자급제 모델 판매 비중이 30%에 달했다.

알뜰폰 시장의 선전에는 사업자들의 서비스 개선 노력도 한몫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전용 요금제 출시와 함께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유통망을 중심으로 ‘셀프개통’, ‘유심 배달’ 등 알뜰폰 서비스 판매를 확대하며 호응을 얻었다. KB국민은행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며 알뜰폰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민경
그래픽=이민경
2020년 9월 736만명 수준이었던 알뜰폰 가입자 규모는 10월 898만명으로 급증한 뒤 현재까지 매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불제 대신 후불제 가입자가 증가하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선불제는 한 달이나 일주일 등 일정 기간만 돈을 미리 내고 쓰는 요금제로, 가입자 대부분이 해외 관광객이나 외국인 노동자로 수익률이 낮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후불제 가입자 숫자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선불제 가입자를 넘어선 뒤 현재 격차는 100만명 넘게 벌어졌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성비가 중요 요소가 되며 알뜰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며 "최근 망 도매대가 인하로 저렴한 5G 요금제까지 나오면 가입자 증가세가 더 빨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오는 4~5월부터 3만원대(12GB), 4만원대(30GB) 5G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비슷한 수준의 통신 3사 요금제보다 약 30% 저렴하다.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들의 5G 요금제는 중소 사업자 간 상생발전 차원에서 7월부터 출시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으로 1000만 가입자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점은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