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맞아?...1만실 팔린 그랜드 하얏트 제주 "세계적 호텔 될 것"

제주=유한빛 기자
입력 2021.02.23 08:00
[인터뷰]
폴 콱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지배인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호텔 목표"

"K팝이나 K패션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아주 현대적이지만, 그동안 이를 제대로 반영한 호텔은 없었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서비스와 시설 등 품질 면에서는 글로벌한 수준을 지향하면서도 ‘현대적인 한국 스타일’ 호텔을 추구합니다."

지난달 말 문을 연 제주 고급호텔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최근 홈쇼핑에서 1시간 만에 1만실에 가까운 객실 판매고를 올렸다. 조식을 포함한 가격이 1박당 30만대로 고가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개장 초반의 우려가 무색해 질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이다.

이 호텔은 작년 말 문을 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에 있다. 드림타워는 제주 시내 한 가운데 조성된 복합리조트다. 국내에선 이런 구조의 복합리조트를 찾기 어려웠다. 최고 높이 38층, 객실 수만 1600실에 달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데다 정부의 연말 방역 강화 조치, 이례적으로 눈이 많이 내린 겨울 기후 등 악조건들이 겹친 때였다.

시설 투자와 운영 비용 등이 만만치 않은 대규모 복합리조트와 고급 호텔의 개장을 이런 시기에 강행한 자신감은 무엇일까.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개장한지 한 달여인 지난 1월 말, 조선비즈가 폴 콱(Kwok) 총지배인을 직접 만나 물어봤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6층 그랜드클럽 라운지에서 만난 콱 총지배인의 얼굴은 밝았다. 호텔 내 레스토랑과 바를 찾는 이용객의 발길이 꾸준한데다, 2월 설 연휴에는 객실 예약이 다 찰 정도로 운영 상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개장한지 3주 만에 5성급 호텔 인증도 받았다.

그는 "제주 지역의 다른 5성급 호텔과 비교했을 때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공항과 가까운 도심에 대규모로 들어선 첫 국제 브랜드 호텔이라는 강점을 갖는다"면서 "제주의 랜드마크에 자리한만큼 ‘그랜드 하얏트’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라는 두 강력한 브랜드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폴 콱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지배인. /하얏트그룹 제공
폴 콱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지배인. /하얏트그룹 제공
폴 콱 총지배인은 지난 1984년 쉐라톤 호텔 홍콩을 시작으로 40년 넘는 호텔리어 경력을 갖고있다. 하얏트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 대만의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 중국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그랜드 하얏트 마카오에서 일했다. 동아시아의 국제적인 도시들을 두루 거친 덕에 아시아권에 대한 이해와 미주·유럽 문화에 대한 지식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도는 관광객의 80% 정도가 내국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관광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홍콩, 마카오나 하와이, 괌, 인도네시아 발리 같은 다른 휴양 섬과 대조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국제공항에는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5개국, 20여개 직항 노선이 운항했지만, 현재는 해외 출입국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기도 하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해외 여행길이 막힌 상황 덕에 ‘반짝 특수’를 누리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콱 총지배인은 "현재는 한국인 고객을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이 종식된 이후에는 중국, 대만, 필리핀, 태국 같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를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제주도는 한국의 문화적인 특색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기차 같은 환경친화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어 경쟁력 있는 관광지"라고 했다.

그는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 태국 등 동남아에서 직항편으로 1~4시간이면 닿는만큼, 한국 문화와 제주도의 문화적 특성에 관심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제주도가 매력적인 여행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인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은 각각 유네스코(UN 산하 교육·과학·문화 전문기구)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콱 총지배인은 "우리 호텔을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호텔, 세계적이면서도 지역적인 호텔’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부유하고 눈이 높은 해외 관광객에게 매력적이고 한국 현지에도 잘맞는 호텔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건물 곳곳에서 국제적인 감각과 한국적인 스타일을 조화시키려는 노력들이 묻어났다. 3~4층에는 쇼핑공간인 ‘HAN(한) 컬렉션’을 마련했다. 한국인 디자이너 200여명의 의류와 가방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형태다. 최고층에는 포장마차 콘셉트 식당인 ‘포차’가 있다. 고기 메뉴가 주력인 식당도 한식 바베큐 전문인 ‘녹나무’와 양식 스테이크 중심인 ‘스테이크 하우스’로 나뉜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중식당 '차이나 하우스'의 모듬 딤섬과 스카이 라운지의 바 '라운지 38'에서 판매하는 음료, 다국적 뷔페 식당 '그랜드 키친'의 공개 주방(맨 위 왼쪽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한빛 기자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중식당 '차이나 하우스'의 모듬 딤섬과 스카이 라운지의 바 '라운지 38'에서 판매하는 음료, 다국적 뷔페 식당 '그랜드 키친'의 공개 주방(맨 위 왼쪽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한빛 기자
식음료 메뉴와 직원 구성도 다국적이다. 클럽 라운지 직원은 영어로 자리를 안내하고, 뷔페인 ‘그랜드 키친’의 페이스트리(결을 내 구운 빵) 공간에는 금발 파티셰리가 파이를 건낸다.

식음료업장(F&B)은 모두 14곳이다. 중식당인 ‘차이나 하우스’, 일식당 ‘유메야마’, 이탈리아 식당인 ‘카페8’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아우른다.

식음료 매장을 총괄하는 셰프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빈센트 웡(Wong) 차이나 하우스 총괄은 5성급 호텔인 샹그릴라 홍콩 출신이다. 그가 함께 총괄하는 해외 호텔 중식당 중에서 3곳이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별을 받았다. 베이커리숍인 ‘델리’는 고디바 글로벌 총괄 출신인 필립 다우(Daue)가 이끈다. 그 역시 샹그릴라, 만다린, 오리엔탈, 힐튼 호텔 등 해외 5성급 호텔에서 총괄 파티시에(제과사)로 일했다.

콱 총지배인은 "휴식의 섬으로 인식되는 제주도의 특성을 고려해 그에 어울리는 스파 등 부대시설을 갖추는데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는 실내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이고 야외수영장과 ‘찜질 스파’, 관리실 8개를 갖춘 ‘로즈베이 스파’ 등이 마련돼 있다.

객실 내부도 현대적이면서 고급스럽게 조성한 점이 눈에 띈다. 창을 2.7m 높이 통유리로 마감해 모든 객실에서 한라산이나 바다와 도심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28층 스탠다드룸 객실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 전경과 바다. /유한빛 기자
그랜드 하얏트 제주 28층 스탠다드룸 객실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 전경과 바다. /유한빛 기자
모두 1467실인 스탠다드룸은 전용면적이 65㎡(약 20평)다. 경쟁 5성급 호텔의 일반 객실(40㎡) 면적의 1.5배다. 침대 역시 슈퍼 킹사이즈를 배치했고, 3인용 소파 세트를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배치했다. 133개인 스위트룸은 130㎡ 그랜드 스위트·프리미어 스위트·코너 스위트와 면적 195㎡인 디플로매틱 스위트, 260㎡ 넓이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