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마주한 미·중…트럼프 "인도·태평양" 시진핑 "TPP 가입"

손덕호 기자
입력 2020.11.21 11:15
트럼프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번영 촉진"
시진핑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은 상호호혜적"
트럼프가 탈퇴한 TPP 가입 검토한다는 발언도
트럼프 "안전하고 효과적 코로나 백신 성공적 개발"
시진핑 "코로나 백신, 세계 공공재로 삼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미·중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화상으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배제된 개념인 '인도·태평양'을 말하며 "역내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추진하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탈퇴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거론하며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린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21개국 정상 모습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푸른색 배경화면을 사용하지 않았다. /EPA 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가 열린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21개국 정상 모습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푸른색 배경화면을 사용하지 않았다. /EPA 연합뉴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연설에서 "강력한 경제 성장을 통해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부터 전례 없는 경제 회복을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적인 개발을 포함해. 미국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코로나 백신 임상 결과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은 미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두문불출하던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APEC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들은 배경으로 푸른색 계열 공식 APEC 회의 배경화면을 사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혼자 배경이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을 환영한다"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구상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10년부터 TPP를 추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TPP 탈퇴를 결정했고, 결국 일본과 호주 등이 미국 없이 CPTPP를 출범시켰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CPTPP에 미국이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시 주석이 '중국이 CPTPP에 가입할 수 있다'고 먼저 나온 것이다. RCEP은 중국이 TPP에 맞서 2012년부터 구축한 협정으로, 지난 15일 15개국이 서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 시각)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 시각)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시 주석은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은 한 쪽의 손실이 다른 쪽의 이익이 되는 제로섬 정치 게임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 발전의 기반"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태평양'에 대해 중국을 포함되는 지리적 개념인 '아시아·태평양'을 말한 것이다.

그는 "중국은 이 지역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밝은 미래를 조성하고 공유한다"며 "인류의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다른 아·태 국가들과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적 세계화가 보다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균형 있게 이뤄져 모두가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아·태 지역이 이끌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삼고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근성과 적정가격 구입 가능성을 증진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