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간부 20명에게 '돈봉투'...법무부 "격려금 뿌린 것 아냐"

이미호 기자
입력 2020.11.21 09:4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 앞서 고기영(왼쪽) 차관, 심재철(가운데) 검찰국장과 대화를 하는 모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 앞서 고기영(왼쪽) 차관, 심재철(가운데) 검찰국장과 대화를 하는 모습.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10월 검찰 간부 20여명에게 약 1000만원의 격려금(1인당 50만원씩)을 현찰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심 검찰국장은 지난달 14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을 찾아 ‘2021년 신임 검사 역량평가’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일선 차장·부장검사들과 오찬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일 오찬 일정을 취소하면서 대신 면접위원들에게 격려금 50만원씩 지급했다. 이 격려금은 통상 지급되는 출장비나 면접위원 수당과는 무관한 별도의 ‘금일봉’으로 알려졌다. 실제 봉투에는 ‘심재철’ ‘수사활동지원’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 국장은 추 장관 취임 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핵심 요직인 대검 반부패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된 대표적 친여(親與) 성향 검사로 꼽힌다. 지난 1월 반부패부장 재직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관련 조국 전 법무장관의 무혐의를 주장했다가, 대검 간부 상갓집에서 후배 검사로부터 "당신이 검사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번 격려금이 과거 이영렬 검사장 ‘돈봉투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4월 당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안태근 당시 검찰국장 등은 서울 서초동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안 국장은 특수본 검사들에게, 이 지검장은 검찰국 과장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그해 5월 감찰을 지시했고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 결과에 따라 이 지검장은 면직됐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면직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승소했지만 지난해 검찰 복직후 하루만에 사표를 냈다.

검찰 내부에서는 심 국장이 현찰로 격려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부당한 특활비 사용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국에 근무했던 한 검찰 간부는 "인사 업무인 면접과 관련해 특활비를 줬다면 명백히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르면 특활비 사용 범위는 ‘기밀 유지를 위한 정보 및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으로 한정된다. 신임 검사 면접은 법무부 검찰국이 주관하는 ‘인사’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심 국장이 특활비 예산으로 격려금을 줬다면 지침 위반 가능성이 크다.

앞서 추미애 법무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 특활비와 관련해 "주머닛돈처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검 감찰부에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법무부 검찰국이 특활비 중 일부를 돈 봉투에 담아 소속 직원들에 뿌렸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 "(돈 봉투로) 그렇게 쓴 건 한 푼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심 국장도 ‘검찰국 특활비 사용이 적절하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인사 관련 문제는 다 비밀이 필요한거고, 검사 인사라는게 다 수사하고 관련된 업무들"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격려금을 뿌린 것이 아니라 예산 용도에 맞게 배정·집행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법무부는 "검찰국 검찰과에서 지난달 일선 검찰청 차장검사 및 부장검사급 검사를 파견 받아 신임검사 역량평가 위원으로 위촉해 4일 간 신임검사 선발 관련 역량 평가 업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일선청 복귀후 수사업무 지원 및 보안이 요구되는 신임검사 선발 업무 수행 지원을 위해 그 용도를 명백히 적시해 집행절차 지침에 따라 영수증을 받고 적법하게 예산을 배정 집행했다"면서 "수령한 차장, 부장검사 대부분이 예산의 배정 지급한 목적에 맞게 사용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법무부는 "심 국장이 예산집행 현장에 간 것도 아니고 직접 지급한 사실도 없으며 통상의 예산의 집행 절차와 방법에 따라 정상 집행한 것"이라며 "이른바 ‘돈봉투 만찬’과 빗대 비교한 것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기준 없이 수시로 집행한 특활비가 올해만 5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혹이 제기돼 법무부는 검찰총장에게 특활비 사용내역을 점검 보고할 것을 3차례 지시한 상황이며, 향후 엄정하고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