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3연임 사실상 확정… 최종 후보 선정

이종현 기자
입력 2020.09.16 15:34
윤종규 KB금융(105560)그룹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6일 4명의 회장 후보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윤 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되면 3년의 추가 임기를 맡게 된다.

윤 회장의 3연임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8일 4명의 최종 후보군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윤 회장을 비롯해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김 전 부회장을 놓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윤 회장이 여러 면에서 앞서 있었다는 평가다. 최종 후보군은 10명의 롱리스트에서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추리는데 윤 회장과 허 행장이 4명 중 점수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 제공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 제공
선우석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고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며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종규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미래 성장기반을 적극적으로 육성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KB금융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7년 KB금융은 순이익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면서 리딩뱅크에 올랐다. 이후 신한금융그룹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회장 선출을 앞둔 올해 2분기에는 다시 1위를 지켰다.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KB금융 자산 규모는 308조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570조원으로 늘었다.

윤 회장 임기 중에 KB캐피탈, KB손해보험,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한 게 주효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글로벌 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도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였다. 덕분에 다른 시중은행이 DLF 사태나 라임 사태에 시달릴 때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갔다. KB금융은 과거 회장과 은행장이 싸우는 등 내홍을 겪었는데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 내부 갈등도 봉합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이유로 윤 회장의 3연임에 특별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3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의 다음 과제는 디지털 전환이다. 윤 회장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부의 1호 혁신금융서비스 타이틀을 따내는 등 디지털 신산업에 적극적이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윤 회장이 KB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지가 관건이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얼마나 육성할 지도 관심사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2023년에 69세가 된다. '70세 퇴진 룰'이 일반적인 금융권 분위기를 감안하면 3연임을 끝으로 윤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3년 동안 윤 회장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군을 육성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