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한다더니 안하네?"… 예상보다 추워지는 서울 청약 시장

김민정 기자
입력 2020.09.16 15:00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저렴한 새 아파트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연말까지의 서울 아파트 공급이 오히려 계획보다도 적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에서 사업성을 따지면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셋째 주에는 전국 13개 단지에서 총 7679가구(일반분양 7218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서울 분양 물량은 없다. 9월 셋째주에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곳 역시 서울은 한 곳도 없다. 결과적으로 서울에서는 지난 1일 분양한 ‘신목동 파라곤’ 153가구를 끝으로 9월 분양 예정인 단지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들. /조선DB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들. /조선DB
이달 64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던 신반포15차 재건축 래미안 원 펜타스도 분양을 하지 못하게 됐다. 이전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이 "공사비와 관련해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이 생겼는데, 이 과정에서 조합이 일방적으로 시공사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유치권을 주장하고 나선 탓에 사업이 멈췄다.

다음 달 분양 예정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224가구는 분양가 문제로 일반 분양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11월에는 이문동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한 동만 분양 일정이 잡혀있다. 12월에도 강남구 자곡동 수서KTX A2·3 행복주택과 금천구 가산동 서울금천A1 행복주택 등 3단지만 분양할 계획이다.

당초 부동산114의 통계에 따르면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은 이달 1951가구, 다음달 4066가구, 11월 2904가구, 12월 1561가구로 집계됐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기준 분양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단지는 둔촌동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방배동 아크로파크브릿지, 입정동 힐스테이트세운 등 총 22곳에 달한다. 지난 7월 28일을 기준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공급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저렴한 새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새 아파트 공급난이 현실화되면서 청약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8월 서울에서 분양된 11개 단지 2316가구 물량에 신청한 청약수요는 총 19만여건에 달했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82.7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분양된 15개 단지 평균 청약경쟁률 74.6대 1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조합 내부 사정이나 분양가 협의 문제로 분양이 미뤄지는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줄어들면 청약 경쟁률은 앞으로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