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회도 감독하자" "검찰처럼 기소권도"…與부동산감독기구 토론회에 나온 주장들

양범수 기자
입력 2020.09.16 14:05
초유의 '부동산 기구' 나오나

"개인, 부녀회, 재개발 조합도 감독"
"주택청으로 주거 정책 총괄 및 투기 감독"
"건설·분양·하자 포함하는 콘트롤 타워 필요"

"임대차시장의 불법행위는 개인들이 (한)다. 움츠러들지 말고 감독해야 한다"(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토지와 주택 재산권 제한은 (헌법에 의한)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김태근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개최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감독기구는) 주거권을 침해하는 사람 전반에 관해 감독기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자료에서 감독 대상으로 '개인, 부녀회, 유튜버, 재개발·재건축 조합 등 광범위한 주체'를 적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15일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비대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ZOOM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15일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비대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ZOOM 화면 캡처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시장 전담 감독기구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이 아파트 부녀회는 물론 개별 거래 당사자인 개인까지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한까지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구잡이식 규제 정책 남발로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보분석원 (FIU)모델의 '부동산거래분석' 기구를 넘어 여권이 '부동산 검찰'을 만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 따른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줌(ZOOM)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열렸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구재이 한국납세자권리세무소장(세무사)은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를 '주택청'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구 세무사는 △국토교통부 내 부동산투기 단속조직 확대 개편 △부동산감독원 신설 △주택청 신설 등 총 3가지 안을 제시했다.

◇ 전국민 대상으로 하고 ‘기소권 주자’ 주장까지

구 세무사는 '부동산감독원'에 대해선 "부동산 시장 상시감독과 부동산 투기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과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고, 주택청에 대해선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권 보호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 세무사는 자료를 통해 감독기구가 수사권(특사경)은 물론 기소권(검찰) 과세권(국세청 지자체)을 행사하도록 입법 보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감독 대상은 공인중개사, 부동산기업, 감정평가사 등으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선 최은영 소장은 감독대상을 주택 거래를 하는 전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는) 부동산 중개인, 감정평가사와 같은 일부 사람만 가담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많은 투기수요가 가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법행위는 개인들"이라며 "주거권을 침해하는 사람들 전반에 관해서 감독기능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자신이 소유한 집을 임대를 주는 임대인 즉 집주인에 대한 감독도 부동산감독기구가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미국과 아일랜드의 사례를 들어 "감독기구와 같은 기구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나 불법·탈법 거래를 잡아내는 제도는 대부분 다 갖고 있다"며 "감독기구는 다만 사후적인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의 컨트롤 타워, 중고(기존) 주택뿐 아니라 건설과 분양 하자문제까지 포함하는 건설·매매 금융정책의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태근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토지공개념과 토지재산권 규제에 대한 최근 헌법재판소 입장을 들며 "부동산 감독기구를 통해 토지와 주택의 재산권을 제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 여당 내 독립적 부동산 감독기구 필요성 목소리

민주당 내에서도 감독 권한을 강화한 감독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양경숙 의원은 부동산 감독 기구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시장 불법 행위 대응반'을 소폭 확대 시키는 정도는 한계가 있다"며 "변칙적인 거래를 방지가히 위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독기구 설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축사를 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시장 왜곡에 대한 감독·관리가 필요하다"고 했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육성과 투기의 근원적 예방을 위해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공적기구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에 주민등록 전산정보, 등기 기록, 각종 세금증명 자료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기초연금 등 보험료, 금융자산·금융거래·신용정보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감독기구의 구체적 운영 구상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를 모델로 한 ‘부동산거래분석원’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