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자존심’ 지킨 한동훈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되냐”

이경탁 기자
입력 2020.08.01 21:10 수정 2020.08.02 09:02
김태현 변호사, 라디오서 대학동기 한 검사장과의 통화내용 공개

최근 휴대폰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진웅 부장검사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한 한동훈 검사장이 자신의 지인에게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 되냐"고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MBC라디오 프로그램 ‘정치인싸’에 패널로 출연한 김태현 변호사는 사건 이후 친구인 한 검사장과 통화했다면서 당시 내용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한 검사장과 서울대 법대 92학번 동기다.

그는 "어찌 됐든 친구가 물리적 충돌 당했다니까 걱정되잖아요? (한 검사장에게) ‘괜찮냐’ 고 했더니 ‘이 나이 돼서 그런지 삭신이 쑤신다’는 거예요"라고 했다. 이어 김 변호사가 "병원 갔어?"라고 묻자 한 검사장은 "의사가 입원하라고 했지만 안했다. X팔려서"라고 답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측의 주장을 토대로 재구성한 압수수색 당시 상황. 위에 올라탄 것이 전진웅 부장검사./조선DB
지난달 29일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측의 주장을 토대로 재구성한 압수수색 당시 상황. 위에 올라탄 것이 전진웅 부장검사./조선DB
그래서 김 변호사가 "아니 그래도 몸이 중요하니 검사를 받고 사진만 정(진웅)부장처럼 안 풀면 되지. 입원해"라고 권하자 한 검사장이 "나까지 입원하면 검찰이 뭐가 되냐"고 답했다. 검찰이 국민에게 더는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

김 변호사는 이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정 부장검사의 영장집행 과정도 문제가 있지만 사진을 올린게 검찰 조직을 더 우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30분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형사1부는 한 검사장이 근무하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정 부장검사 등이 법무연수원 사무실에 도착한 뒤 한 검사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읽으면서 정 부장검사에게 변호인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검사장은 변호인인 김종필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도 되겠는지 물었고 정 부장검사의 허락을 받아 전화를 시도했다.

정진웅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제공
정진웅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제공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정 부장검사는 몸싸움을 벌인 뒤 팔·다리 통증과 전신근육통을 호소하며 한 검사장과 달리 병원에 입원했다. 인근 정형외과에서 혈압이 급상승했다는 진단을 받고 서울중앙지검 근처에 있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겼다.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의 압수수색에 대한 저항 때문에 병원에 갔다"며 중앙지검을 통해 자신이 응급실 병상에 누운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현재 서울고검은 정 부장검사에 대해 ‘독직 폭행’혐의로 감찰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