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 뭄바이 주민 57% 코로나 항체 생겼지만… "집단면역, 백신 대안 될 수 없다"

장윤서 기자
입력 2020.08.01 06:00
방역당국 "백신 나올때까지 방역수칙 준수하며 버티기가 최선"

코로나19 봉쇄에 건조대로 변신한 인도 빈민가 창문./뉴델리 AP연합
코로나19 봉쇄에 건조대로 변신한 인도 빈민가 창문./뉴델리 AP연합
인도 최대도시 뭄바이 빈민가의 주민 10명 중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최근 조사되면서 세계 첫 코로나19 ‘집단면역’ 사례로 기록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집단면역이 코로나19 방역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인도 정부는 이를 코로나19 방역 정책 옵션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스웨덴이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선례가 있는데다 국내에서는 국민의 코로나19 항체보유율이 0.1%에도 미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이 생기려면 해당 지역 주민의 최소 60%는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격리 등을 통한 ‘버티기’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말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현재같은 거리두기를 지속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집단면역이란 예방 백신을 맞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항체가 생겨 집단 구성원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추게 된 상태를 의미한다. 통상 인구 50~70% 정도가 감염되면 자연스럽게 집단면역이 생겨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집단면역 60%는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2.5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산출된 수치다.

뭄바이 빈민촌 주민의 항체 보유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항체 보유율을 기록한 사례다. 지난 월 뭄바이의 다히저, 쳄부르 등 교외지역 3곳의 주민 6836명을 대상으로 혈청 조사를 실시한 결과 57%가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각국에서 진행한 항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시민들의 21.2%(4월 기준), 스웨덴 스톡홀름 시민들이 14%(5월 기준)가 면역력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유럽의 스웨덴이 집단면역 전략을 가장 앞서 시도했지만, 다수 노년층 사망자를 낳으며 집단면역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구 60%가 면역을 가졌을 때 코로나 확산을 멈출 수 있다"며 "집단면역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백신 밖에 없는데,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려면 수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 역시 집단면역을 통해 방역을 하기보다는 격리, 검사, 백신·치료제 개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방역 조치에 꾸준히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구 13억8000만명의 인도가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과정을 기다리다가는 수많은 이들이 병원 신세를 지거나 사망하는 등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게 인도 정부의 설명이다. 라제시 부샨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특임관은 "집단면역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막아 줄 수 있는 간접 보호 수단일 뿐"이라면서 "아직 먼 미래 이야기다. 주민들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 등 적절한 지침을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집단면역 효과가 있으려면 항체 양성률이 50~60%에 달해야 한다면서, 백신을 통한 면역 효과가 훨씬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방역당국 역시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치료제·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경우 국민 3055명 중 단 1명만 코로나19 중화항체를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지역사회의 코로나19 면역이 극히 낮다는 얘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완료돼 지역사회의 충분한 방어 수준이 달성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지속해 온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 준수와 같은 '생활백신'인 생활방역 수칙 준수로 유행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국내 확진자 급증을 막고 해외 유입을 억제하면서 백신 개발까지 버티는 것이 최선의 방역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 감염내과 교수는 "뉴질랜드, 대만은 락다운으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한 뒤 내수를 일으키고 있다"며 "백신이 나오기까지 버틸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