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부동산시장, 옥석가리기 본격화… 운명 갈린 ‘안·시·성'

백윤미 기자
입력 2020.08.01 08:00 수정 2020.08.01 08:59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 등으로 매수를 고려하던 일부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부 지역의 집값은 원상복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반면, 여전히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곳도 있는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전경.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전경. /연합뉴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경기 시흥시의 아파트값은 0.02% 내렸고, 안산은 0.02% 상승했다. 화성은 0.16% 올랐다. 시흥과 안산은 수도권 평균 상승률(0.12%)에 한참 못 미쳤지만, 화성은 이를 뛰어넘어 대조되는 모습이다.

‘안시성(안산·시흥·화성)’은 서울 규제의 풍선효과가 수원 영통 등 수도권 지역으로 번지자 정부가 내놓은 2.10 대책 이후 2차 풍선효과로 집값이 급등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상승세가 정점에 달한 3월 셋째 주의 경우 안산은 일주일만에 0.74%가 상승했고, 시흥(0.92%)과 화성(0.92%) 역시 집값이 치솟았다.

집값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진 것은 코로나 19 사태가 확산한 때다. 4월 둘째주 상승률이 안산 0.30%, 시흥 0.24%, 동탄 0.10%에 그치는 등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런 가운데 대출과 다주택자를 옥죄는 정부의 6.17 대책과 7.10 대책이 잇따라 나오자 이들 지역도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별다른 집값 호재가 없는 시흥은 7월 넷째 주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안산 역시 급등 때와는 확연히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의 경우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밀집한 동탄신도시 수요가 탄탄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이 지역 수요자인 대기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주택 구매력이 높은 고소득층인데다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결국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 외곽 지역의 투자 매력도가 대출과 정부 규제 등과 겹쳐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올해 누적상승률은 안산 10.70%, 시흥 7.34%, 화성 10.72%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안산과 시흥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수요가 빠져 가격이 일부 조정되는 분위기"라면서 "이들 지역도 유동성 장세로 인해 급락세를 보이진 않겠지만 선호도에 따라 옥석가리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안산이나 시흥 등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역은 한동안 가격이 계속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해야 하는 수요자들이 이들 지역에 매물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가 많은 화성 동탄신도시는 인기가 더 높아지는 등 양극화가 시작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