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에 배당수익률까지… “하반기도 리츠 전망 밝아”

허지윤 기자
입력 2020.07.14 16:00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가 강해지면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로 시중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각종 세율을 높여 부동산 투자심리를 꺾으려고 하지만, 막대한 투자금(유동성)은 막상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14일 부동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임대주택과 국내외 오피스, 주유소,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다양한 리츠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하반기 증시에 오를 준비 중인 주요 리츠로는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 제이알글로벌(오피스), 미래에셋맵스제1호(리테일) 등 10개의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꼽힌다.

서울 마포구 일대 전경. /조선DB
서울 마포구 일대 전경. /조선DB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 투자한 부동산 펀드의 수익증권을 기반으로 설립한 재간접 리츠다. 지난 달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이달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해 국내 첫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제이알글로벌 (벨기에·오피스)’도 8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스타워의 임차인은 정부기관인 벨기에 건물관리청으로, 2034년까지 중도해지 옵션이 없는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게 특징이다.

경기도 광교신도시 핵심지역에 위치한 광교 센트럴푸르지오시티 상업시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제1호(리테일)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첫 부동산투자회사로 15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청약을 받는다.

국내 최초로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리츠도 탄생한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주유소·복합형)’는 오는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전국 187곳의 직영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운용한다. 공모가 기준 연 6% 초중반대의 배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 △이지스수익형부동산제319호(오피스), △이지스레지던스(임대주택·주택) △디앤디플랫폼(오피스), △신한서부티엔디(리테일) △마스턴프리미어제1호(오피스) △켄달스퀘어(물류) 등이 공모 절차를 진행했거나 앞두고 있다.

리츠 상품이 연이어 상장되는 이유는 앞으로 부동산 투자 수단으로 리츠를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리츠 시장을 활성시키기 위해 각종 세 혜택을 주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주택 가격 안정화를 위해 주택의 구입, 보유, 양도 등 전 과정의 세율을 올리는 상황과 반대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공모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리츠에서 나오는 배당소득을 분리과세(총 10.4%)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공모리츠와 부동산 펀드에 3년 이상 5000만원까지 투자할 경우 수익금을 종합소득세에 합산하지 않는다. 예금이나 배당으로 2000만원 이상 수익을 보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투자자들에겐 상당한 절세 효과를 주는 셈이다.

양질의 기업 보유 자산이 공모 리츠에 공급될 수 있도록 기업에게도 당근을 줬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공모리츠로 현물출자하면 과세 특례를 주기로 했다. 적용기간은 2022년까지 연장됐다.

이어지는 저금리 기조도 리츠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까지 낮췄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세금까지 감안하면 제로 금리 수준인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증시에 있는 7개 리츠의 시가 대비 배당 수익률은 4.49%였다.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많다.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섰다.

자본시장에서는 앞으로 리츠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초기에는 업무시설인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리츠상품만 많았지만 이젠 아파트, 주유소, 해외 부동산 등으로 기초자산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시설인 오피스의 공실 우려가 커진 데다 리츠 상품으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러 상품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츠 수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리츠 수는 2018년(221개)보다 12.2% 증가한 248개였다. 자산규모는 2018년 43조8000원보다 18.3% 증가한 51조8000억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하반기엔 공모리츠 상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리츠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관련 상품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리츠 투자에 나서려면 투자 기초자산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 교수는 "우리나라도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기인 만큼 시중 자금이 많이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임차인이 우량하고 공실이 적어 임대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등 양질의 상품을 잠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의 선택지가 많아지고 소액으로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올해 하반기에도 코로나 변수는 있으나, 리츠는 어차피 장기 투자 관점에서 봐야한다"면서 "최근 공모 시장 분위기가 좋은 만큼 공모주 청약을 노리려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