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건가 양보한 건가"…전(全)상임위 내준 통합당 후속 대책에 고심

김민우 기자
입력 2020.06.30 13:26 수정 2020.06.30 15:25
이틀 연속 비상 의총
비공개 의총서 "가이드라인 제시해달라" 요청도
주호영 "강한 야당, 국민께 실정 알리자"
국회의장 '사임계 거부', 헌재 권한쟁의 심판 청구 검토

미래통합당이 30일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과 관련한 대여(對與) 투쟁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전날 여야 합의 불발 이후 비공개 의총 이후 두번째다. 연단에 오른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강한 야당이 되도록 하는 일들을 지금부터 집중토론해서 정하겠다"고 했다. 또 "집권세력의 오만과 일당독재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이 실정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앞장서는 통합당이 되길 바라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주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 의총은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1시간정도 지난 오전 11시쯤 의총 도중 회의장을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회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 103명에 대해 상임위 강제배정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고 의장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기 때문에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헌정사상 아무리 독재정권이라도 이렇지 않았다"고 했다.

통합당으로서는 국회의원 개인 뜻뿐 아니라 당 차원의 상임위 배정이 없었던 만큼 전 자당 소속 전 상임위원을 사·보임한다는 계획이다. 예결위 뿐 아니라 앞으로 상임위에 참여할 경우 이른바 전문가들을 각 상임위에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합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날 오후 5시까지 희망 상임위 신청을 받기로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또 "주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각자가 비상한 각오를 갖고 '스타 플레이어' 역할을 해달라고 했고, 본인도 원내대표로서의 권한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독한 야당이 되기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거대 여당의 독주를 현실적으로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직후 기획재정위원회를 포함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통합당은 전날에도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4시간 가까이 투쟁 방향을 논의했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는 상임위원장 7개를 민주당이 가져간 것에 대해 당이 '양보한 것인지', 아니면 '뺏긴 것인지'에 대해 지도부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또 원내 경험이 풍부한 중진 의원들이 투쟁 전략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이날 회의도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채 2시간여 만에 끝났다. 미리 마련해 놓은 도시락을 먹으며 점심시간에도 논의를 이어가려 했으나 이렇다 할 묘수가 나오지 않으면서다. 통합당은 우선 당내 각 특위별로, 혹은 상임위 소속 의원들끼리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경 심사 기한을 오는 7월 11일까지로 연장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 제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6월 국회에서 3차 추경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통합당 한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우리가 가져오지 못하면 7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에 다 주는 것처럼 하더니 '빼앗겼다' '강탈당했다'고 한다"며 "이러다보니 주 원내대표도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노력하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 아니겠나"고 했다. 또 "원내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이 절반이 넘는데 의총에서 다같이 논의한다고 답이 나오겠나. 중진 의원들이 먼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이를 놓고 다같이 논의하자는 주장도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