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통령의 시장 방문과 소상공인의 한숨

심민관 기자
입력 2020.02.13 15:38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소비 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해 들어 경기 불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 코로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소비 위축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 100명 중 98명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이 중 절반은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어묵 4만8000원치를 구매하며 소상공인들을 격려했다.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낮춰 1200억원의 경영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발표도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감자탕집에서 식사를 하는 등 소상공인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할까.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은 이번 사태를 버텨낼 체력이 있지만 하루 하루 매출을 걱정하는 소상공인은 속수무책이다. 일주일 이상 장사가 안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점포 임대료와 직원들 임금은 줘야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데 그 마저도 빠듯한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경기가 좋았다면 소상공인들은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2018년(16.4%)과 2019년(10.9%) 2년 연속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소상공인들은 이미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소상공인들은 "한달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만 내뱉고 있다.

대통령의 어묵 구매가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다소 누그러뜨릴 순 있겠지만 그건 잠시뿐이다. 코로나19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소상공인들이 끄덕하지 않도록 정부가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경제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부의 잇단 경제 정책 실패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이 예전의 웃음을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제 만난 단골 음식점 주인은 "20년 전 개업한 후 지금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소상공인들의 축 처진 어깨가 서글프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