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가입해서 조합 쫓겨난 택시기사들… “카카오는 괜찮고 왜 타다만 문제냐”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1.14 17:18
조합 측 "카카오는 택시와 합의점 찾았지만, 타다는 아냐"
제명당한 기사들 "프리미엄은 전혀 다른 서비스… 징계 부당"
가처분 1심은 조합 ‘승소’… 법원 "징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5월 9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서 '타다 서비스 중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5월 9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서 '타다 서비스 중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버나 카카오블랙에 참여한 택시 기사에게도 징계를 내린 적이 있나요? 타다 프리미엄에 대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의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서울고법 민사25부)

14일 오전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으로 승객을 태우다 조합에서 제명당한 기사들의 제명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사건의 항고심(2심) 심문 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제명 처분을 내린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사업(서울개인택시조합) 측에 이같이 물으며 "카카오와는 공존·공생이 가능한데 타다는 대체하는 모델로 보는 것이냐"고 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타다 서비스에 참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한 게 아니다"라며 "이미 조합 대의원에서 만장일치로 (타다 운영사인) VCNC 서비스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했는데, 이에 반해서 타다 프리미엄에 가입한 것을 갖고 징계처분한 것"이라고 했다. 또 "작년에 문제가 된 카카오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은 택시조합과 분쟁이 있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았다"며 "타다는 인식을 전혀 달리 하는 부분이 있어서 대화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반면 제명당한 기사들의 법률대리인은 "타다 프리미엄에 가입한 기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타다 베이직(승합차 호출 서비스)’을 옹호하거나 동조한 것도 아니고, 이 둘은 전혀 다른 별개의 서비스인데 같은 회사의 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조합은) 우버나 카카오블랙에도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기사들이 있는데 그분들에 대해선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며 "정당한 징계가 아니고, (설령) 목적이 인정된다 해도 (제명이라는) 수단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타다'와 택시가 서울광장 인근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타다'와 택시가 서울광장 인근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이 사건은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지난해 8월 타다 프리미엄에 가입한 김모씨 등 택시기사 14명에 대해 제명 또는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내리며 시작됐다.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면 택시기사들은 퇴직 시 운행 연차 등의 기준에 따라 받는 전별금을 받을 수 없고, 조합을 통해 가입하는 각종 보험 혜택도 못 받게 된다. 징계 직후 제명당한 택시기사들은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본안 사건)을 냈고, 이와 함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했다.

본안사건은 현재 별도로 진행중이고 가처분 사건 1심은 법원이 지난해 10월 택시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며 기사들이 패소했다. 1심 법원은 "김씨 등은 ‘VCNC 서비스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조합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VCNC가 제공하는 타다 프리미엄에 가입했고, 이는 조합이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는 급박한 사정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타다 프리미엄은 타다 베이직과 별개라고 하지만, 조합 입장에서 기사들이 프리미엄을 계속 가입하도록 두면 내부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고, 타다 베이직을 운영하는 VCNC의 사업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조합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고 했다.

조합원들이 제명을 당해 입는 손해에 대해선 "여전히 택시 자격이 있어서 계속 영업이 가능하고, 타다 프리미엄 쓰는데도 지장이 없다"며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은 보전해야 할만큼의 큰 손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결했고 조만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