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백화점 3분기 실적 '우울'...편의점만 '체면치레'

김은영 기자
입력 2019.11.08 13:53
할인점 영업익 두 자릿수 적자...편의점은 성장세
11월 대형 할인행사로 4분기엔 회복세 보일 것

‘10년 전 가격’ 행사를 펼친 롯데마트 서울역점./연합뉴스
‘10년 전 가격’ 행사를 펼친 롯데마트 서울역점./연합뉴스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8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은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4조40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고, 당기순익은 2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롯데인천개발 지분 매입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할인점과 하이마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롯데마트 매출은 1조6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61.5% 떨어졌다. 하이마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 48.4% 떨어졌다.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에어컨 매출이 반토막 난 결과다. 슈퍼도 매출액이 8.7% 감소했고, 영업적자폭도 전년 동기(160억원)보다 더 커진 24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도 기존점 매출이 4.3% 줄었고, 전체 매출도 1.9%가 줄었다. 지난 5월 롯데인천개발 지분 매입으로 인천터미널점의 영업이익 90억원이 추가된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6.8%늘었다. 내용적으로 보면 명품 부문이 13.9% 성장했으나, 그 외의 카테고리는 부진했다.

롯데쇼핑 측은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매출이 9% 줄었고, 여름철 에어컨과 선풍기 등 계절가전 판매 부진으로 마트와 하이마트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들어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일본 SPA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3분기 실적이 70%가량 빠졌을 거라 예상한다.

이날 현대백화점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8% 줄어든 60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322억원으로 대비 21.8% 늘었지만, 연결기준 순이익은 522억원으로 20.8% 줄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사세 확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확대돼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백화점 사업도 신통치 않았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0.2%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2% 줄었다. 지난해 김포점·천호점·킨텍스점을 증축 및 리뉴얼하면서 감가상각비 등 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홈쇼핑업계도 부진을 이어갔다. GS홈쇼핑은 영업이익이 48.4% 줄었다. 취급액과 매출액은 각각 2.2%, 12.5% 늘었다. 앞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5.5% 줄어든 바 있다. 모바일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력 매체인 TV 부문 매출이 감소한 결과다.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고르는 고객./GS25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고르는 고객./GS25
반면, 편의점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GS리테일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7% 증가한 905억원, 매출은 22% 증가한 2조37560억 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보다 소폭(1.2%) 감소한 6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5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태풍과 낮은 기온 등 비우호적인 날씨와 휴일 감소 등으로 인해 유통업체 매출이 대체로 부진했다"라며 "편의점의 경우 3분기 중 153개 점포가 증가했고(개점 343점, 폐점 190점), 도시락에 치중했던 상품이 가정 간편식(HMR)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식품 매출이 성장했다"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는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위시한 대규모 할인 이벤트가 진행돼, 유통업체들의 매출 흐름이 선방하리라 전망한다. 마트의 경우 쿠팡의 영업활동 위축으로 인한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쿠팡의 공격적인 영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일각에서는 11월 개최한 각종 할인행사로 인해 12월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연말 매출이 다시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의 쇼핑 채널 전환과 소비심리 하락,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인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대부분 업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