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로봇도 ‘백지장 맞들면 낫다’…스스로 데이터 교환해 협업하는 시대 열린다

김태환 기자
입력 2019.10.05 08:00
로봇과 로봇이 사람의 직접적인 명령없이 서로 데이터를 교류하고 함께 일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여러 대 로봇이 협업하는 ‘멀티 로봇 시스템(multi-robot systems)’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협업과 분업의 개념을 넣는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한다.

멀티 로봇 시스템 개발의 현주소는 로봇 팔이 늘어서 있는 공장의 생산라인이다. 이 시스템은 개별 로봇에게 각각의 다른 제품 조립을 명령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보다 진일보한 방식은 다른 로봇을 센서로 인지하고 상황에 맞게 일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이 아직 개별 로봇 인식에 멈춰있다는 점이다. 분산 관리 시스템은 현장에서 구현과 관리가 어렵다. 로봇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거나 무선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상황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여러 대 로봇이 물류 창고 내에서 서로 통신으로 상호작용하면 물류작업을 하는 가상의 모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여러 대 로봇이 물류 창고 내에서 서로 통신으로 상호작용하면 물류작업을 하는 가상의 모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이러한 문제를 기존 시스템 방식과 결합해 해결하는 방법이 나왔다. 최근 남창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박사는 중앙 관리 시스템 구조를 유지하면서 다수의 로봇에게 효율적으로 임무를 할당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로봇이 획득한 정보를 중앙 서버로 수집하는 일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개별 로봇이 협업을 위해 통신에 소요하는 시간과 비용을 최대 45%까지 줄였다. 협업의 효율성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 방식의 경우 중앙 시스템이 환경 변화 발생시마다 모든 로봇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매번 새롭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명령을 개별 로봇에 모두 전달한 것이다. 연구진은 알고리즘을 통해 이 명령 횟수. 로봇과 중앙시스템의 통신범위를 감소시켰다.

이는 지금까지 통신에 사용된 시간과 시스템 계산 기능을 다른 기능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 등에 소요되던 자원을 로봇의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 전송과 처리에 쓰면 로봇간 상호 작용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통신 네트워크의 확장·보강 없이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로봇의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존의 대규모 물류 창고 운송 로봇이나 인텔의 드론 쇼 등이 유사한 사례다.

앞으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LTE, 5G와 같은 초고속 무선 통신 네트워크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로봇용 무선 통신 모듈의 개발이 필수다. 이 통신 모듈의 성능에 따라 로봇이 상황 판단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휴자원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남창주 박사는 "미래에는 여러 로봇이 상호 작용하면 주어진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로봇이 변화를 감지했을 때 지역적 통신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등 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 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