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CD 대체할 새 '지표금리'로 RP 금리 선정

이상빈 기자
입력 2021.02.26 14:00
금융당국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새 ‘지표금리’로 국채·통화안정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선정했다. 국제적으로 2012년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 조작 사태를 계기로 보다 투명한 ‘무위험 지표금리(RFR)’를 개발하고 있는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무위험 지표금리로 국채·통안증권 RP를 최종 무위험지표금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표금리란 시장의 실제이자율을 가장 잘 반영하는 금리를 뜻한다. 지표금리 개선은 2012년 리보금리 조작사건 이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거래에서 쓰이는 지표금리의 대표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데 따른 후속 조치다. 리보 조작 사건을 계기로 주요국에서는 지표금리에 대한 공적 규율을 강화하고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지표금리를 개선하는 추세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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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는 영국 대형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를 기초로 산정된 평균 금리다. 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등의 기준금리를 정하는 데 참고하는 중요 지표다. 그러나 2012년 일부 대형 은행이 허위 자료를 제출해 금리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13년 7월 주요 20개국(G20)의 요청에 따라 주요 금융지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영국·EU·일본·스위스 등 리보를 산출하는 통화 해당국가에서는 2022년 리보 산출 중단을 대비해 무위험 대체지표금리를 마련했다.

CD금리 결정에는 국내 시중은행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금리 조작 사태가 발생한 리보와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콜 금리나 RP 금리의 경우 실제 체결된 거래에 기반해 결정되고, 단기 자금시장 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는 그중에서도 은행 13개사, 증권사 9개사, 자산운용사 3개사 등 26개 금융기관 토론 및 투표를 통해 국채·통안증권 RP금리를 지난 10일 무위험 지표금리로 최종선정했다. 금융위는 RP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금융기관 자금조달 여건에 따라 변동되는 금리 특성, 파생상품시장에서의 활용 가능성 등을 선정이유로 꼽았다.

금융위는 향후 무위험 지표금리를 준거금리로 사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자율 수합이나 변동금리부 채권과 같은 여러 금융거래 계약에서 지표금리로 많이 쓰이는 CD가 무위험 지표금리로 전환될 수 있다. 올해 말 리보 금리 산출이 중단되면서 리보를 근거로 계약됐던 파생거래들이 무위험 지표금리를 기준으로 바뀌게 된다.

오는 3분기에는 예탁결제원이 RP금리의 산출을 담당해왔던 예탁결제원이 무위험 지표금리를 최초로 공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산출방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시장참여자 그룹의 추가 논의를 거쳐 향후에 결정될 것이라 밝혔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RFR을 거의 사용할 일이 없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RFR 선정은 우리 금융시장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