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양극화' 배민 등 IT 플랫폼 매출 '껑충'... 소상공인은 '매출 절벽'

세종=박성우 기자
입력 2021.01.17 13:26 수정 2021.01.17 17:56
‘코로나發 수혜’ 배민·네이버·카카오·쿠팡, 매출 급증
소상공인, 연말연시 대목도 없었다… "양극화 지속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코로나로 수혜를 얻고 있는 업종과 피해 업종 간의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배달의 민족, 네이버, 카카오(035720),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식당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절벽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에서 산업·계층 간 격차를 벌리는 '케이(K)자 형' 양극화를 주요 경제 리스크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계층, 산업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게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의 주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경제 영향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 라이더. /우아한형제들 제공
◇ 배민, 작년 매출 42% 이상 증가 추정… 쿠팡 매출도 21조 넘을 듯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온라인 배달 플랫폼은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시장 거래금액은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2018년 4조원, 2019년 7조원을 넘어, 2020년 11조6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추정치 기준 연평균(CAGR) 거래금액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이로인해 국내 배달 앱 시장의 78%(2019년 거래금액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가장 큰 수혜를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개년(2017∼2019년) 배달의민족 매출이 전체 거래금액 대비 5∼6%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은 대략 5800억∼696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전년(4906억원) 대비 최대 42% 증가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매출이 이미 전년 매출의 92%에 달하는 4523억원이었기 때문에, 실제 연 매출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난해 3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 실적을 포함해 4분기 매출 2조원을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보이다. 카카오 역시 2분기 연속 1조원대 매출 달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앱을 운영 중인 쿠팡의 실적도 지난해 고공행진했다. 앱분석업체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쿠팡·쿠팡이츠의 작년 결제 금액은 21조7485억원으로 추정됐다. 2019년(15조4000억원) 대비 41% 늘어난 셈이다. 쿠팡 앱 이용자는 2019년 12월 1287만명에서 지난해 1543만명으로 20% 늘었다. 쿠팡이츠 앱도 2019년 21만명에서 1년 만에 210만명으로 10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 소상공인, 연말연시 매출 반토막… "양극화 심화 지속될 듯"

플랫폼이 수혜를 받는 반면, 음식점주 등 소상공인은 매출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영업 제한·금지로 급감했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2020년 12월 28일∼2021년 1월 3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의 66% 수준에 그쳤다. 특히 연말연시 매출이 증가하는 음식점과 여행 업종은 영업을 제한받으면서 피해가 컸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여론조사업체 비욘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9일∼11월 5일 소상공인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70.8%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악화 관련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악화 관련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5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명 늘었다. 이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내면서 혼자 일하게 됐거나, 아예 폐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도 코스피 3000, 부동산 과열 등 자산 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 경제가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양극화는 대·중소기업이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산업 간 지속될 수 있다. 정부가 이러한 양극화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동체 정신으로 방역에 임해 선방했듯이 경제와 양극화도 공동체 정신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코로나 초과이익공유제를 언급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호황을 누린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내놓아 불평등을 줄이자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