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배달·택배에 오토바이 시장 커지는데… 국내업체는 안 보이네

민서연 기자
입력 2021.01.14 06:00
지난해 등록 오토바이 5만2000여대 급증… 대부분 수입산
국내업체, 친환경 정책 발맞춘 전기 오토바이로 전환 모색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택배 및 음식배달이 많아지면서 이를 소비자 문앞까지 배송하는 오토바이 수요가 지난 한 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한 오토바이는 대부분 수입산 오토바이여서 국내 업체도 품질을 높여 내수판매 확대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박길우
그래픽=박길우
14일 국토부 자동차등록현황보고의 이륜차 등록대수를 보면 작년 12월 기준 등록 오토바이 대수는 228만9009대다. 2019년말 223만6895대에서 5만2000여대 증가한 것으로, 이는 지난 한 해 BMW의 국내 판매 실적(5만8393대)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 등록 오토바이 수는 2016년도 218만대, 2017년 219만대, 2018년 220만대 등 매년 약 1만대씩 늘었다.

국내에서 오토바이는 출퇴근길 교통수단이나 레저 목적보다는 배달이나 택배 목적의 수요가 대부분이다. 특히 작년 초부터 코로나 사태로 음식 및 식료품 배달이 크게 늘면서 오토바이 수요도 증가했다. 한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늘어난 배달수요로 라이더들이 이용하는 바이크 리스(lease)를 2019년도보다 훨씬 많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수요 증가에 따라 원동기 면허시험 응시자도 증가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오토바이 운전을 위해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시험 응시자는 2018년 5만2639건, 2019년 5만4986건에서 작년 6만2593건으로 한 해만에 1만건 가까이 뛰었다.

배달 중인 배달대행업체의 오토바이들. /연합뉴스
배달 중인 배달대행업체의 오토바이들. /연합뉴스
국내 오토바이 산업은 IMF 구제금융 신청 이전까지 대림오토바이(현 DNA모터스)와 효성기계공업(현 KR모터스)을 중심으로 연간 30만대까지 생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승용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토바이 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고,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로 17만대 이하로 축소됐다. 여기에 2003년 오토바이 수입 규제가 사라지자, 중저가 오토바이 시장에는 중국이나 대만산이, 고급 오토바이 시장에는 일본·유럽산이 밀고 들어왔다. 2010년도에 이르러서 국내 오토바이 산업은 연간 생산량 10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늘어난 오토바이들도 대부분이 수입산 오토바이들이다. 국내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DNA모터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량은 내수 2만854대, 수출 1792대였다. 2019년 1~3분기 판매량과 비교하면 내수(1만9064대)는 약 9% 늘었고 수출(2225대)은 감소했다.

또다른 국내 오토바이 제조사 KR모터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내수 3675대, 수출 190대로 2019년 같은 기간(내수 3996대, 수출 276대)보다 오히려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오토바이 등록대수가 늘어난 데 비해 국내 기업들의 판매량은 늘지 않았다"며 "혼다 PCX나 야마하 R3등 일본산제품이 내구성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어 배달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기스쿠터 배터리 교환형 충전스테이션 조감도./환경부
전기스쿠터 배터리 교환형 충전스테이션 조감도./환경부
국내 오토바이 기업들은 비대면에 따른 배달 수요를 계기로 재기에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전기 오토바이를 새로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환경부는 2017년도부터 전기이륜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배달용으로 쓰이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전기오토바이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보급확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DNA모터스 관계자는 "그동안 하락세를 기록하던 국내 오토바이 시장이 언택트 상황에 힘입어 지난해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며 "시판되고 있는 모델들의 품질을 개선하고 특히 전기 오토바이 인프라보급과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