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전셋값이 매맷값 따라잡아… “서로 상승 부추기는 꼴”

고성민 기자
입력 2020.11.26 16:00
서울·수도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역전하는 사례가 다수 나온 가운데, 아파트에서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목동 목동가든스위트 전용 144㎡는 지난달 13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월 매매 최고가(12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높은 값이다. 인근 목동 웨스트빌도 전용 80㎡ 전세계약이 지난달 6억원에 체결됐다. 이 역시 기존 매매가격 최고가(5억4500만원)보다 5000만원가량 높다.

서울 외곽에서도 전셋값이 아파트 매매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남양주 평내동 평내금호어울림 전용 84㎡는 지난 16일 3억4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 3일엔 3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500만원 더 높다. 경기 광주시 태전동 태전성원1차 전용 84㎡도 지난 3일 3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 19일엔 3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전셋값이 2000만원 비싸다.

전셋값이 매매가격 턱밑까지 추격한 아파트도 많다. 고양 일산동구 중산동 중산7단지코오롱 전용 134㎡는 지난 9일 3억4000만원에 매매계약(2층)이 체결됐는데, 같은날 3억4000만원에 전세계약(4층)이 체결됐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같다. 화성 반월동 반달마을3단지푸르지오 전용 59㎡도 매매가(3억9000만원)와 전셋값(3억7000만원) 차이가 2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임대차법 등으로 인한 전세난 속에서 매매가보다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 8월 이후 이달 셋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1% 오른 반면 전셋값은 1.58% 상승했다. 수도권도 매매가가 1.40% 오를 동안 전셋값은 2.83%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다시 매매가를 올려 주택 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실제 목동가든스위트 전용 144㎡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한 이후 매매호가가 15억~16억원까지 뛰었다. 평내금호어울림 84㎡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하자 매매호가가 3억8000만~4억원으로 뛰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은 올라갈 땐 서로 올라가고 내려갈 땐 서로 내려가며 영향을 주고받는다"면서 "전세난 속에서 전셋값이 치솟으면 매매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은 매매가가 이미 많이 올라 전셋값이 매매가를 부추기는 현상이 비교적 적을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집값이 덜 오른 수도권에선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현상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