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치솟는 곡물가격… 농산물펀드 수익률 '훨훨'

이경민 기자
입력 2020.11.26 06:00 수정 2020.11.26 06:29
가뭄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교역 차질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대두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은 부셸(27.2kg)당 11.91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두 가격은 최근 3개월 31.5% 상승했다. 다른 주요 곡물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옥수수와 밀은 최근 3개월간 각각 25.4%, 15% 올랐고, 코코아는 13.3% 상승했다.

최근 곡물가격 상승은 바다 수온이 오르는 ‘엘리뇨’와 수온이 내리는 ‘라니냐’ 현상이 반복되면서 가뭄이 극심해져 생산량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업생산을 위한 인력 이동이 제한되고 곡물 운송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한 농장에서 콩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한 농장에서 콩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곡물가격 상승으로 농산물펀드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농산물펀드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7.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금펀드는 마이너스(-)6.73%, 원자재펀드는 -3.62%, 천연자원펀드는 -3.52%를 기록했다.

펀드 중에서 ‘삼성KODEX콩선물특별자산 ETF[콩-파생형](H)’는 최근 3개월 29.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KODEX3대농산물선물특별자산ETF[농산물-파생형](H)’는 21.6%,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ETF[농산물-파생형]’는 18.7%를 기록했다.

미국 ETF 시장에서도 농산물 관련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아이패쓰 B 블룸버그 Grains Subindex Total Return ETN’의 3개월 수익률은 23.55%, ‘Teucrium Soybean Fund’는 22.93%, ‘아이패쓰 B 블룸버그 Agriculture Subindex Total Return ETN’은 19.8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에서 회복하기 전까지 곡물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최근 코로나로 각국이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강해짐에 따라 곡물가격은 한동안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곡물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식량냔이 극심해지면 주요 곡물 생산국인 미국이 적절한 통화정책을 통해 달러를 강세로 유도해 곡물가격이 안정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유럽이 추가 통화부양책을 내놓을 때 미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약(弱)달러 기조가 꺾일 수 있다"며 "달러 강세로 미국 소비자 구매력을 증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에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으로서 곡물 가격상승은 미국에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달러 정책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코로나가 잠잠해진 뒤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은 수요 폭발에 대비해 곡물 수출을 제한하려 할 수 있기 때문에 곡물 가격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