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에어컨 시장 눈독에 韓은 느긋, 日은 긴장...왜?

이현승 기자, 장우정 기자
입력 2020.11.20 15:31 수정 2020.11.20 16:03
일론 머스크 "가정용 에어컨 사업 내년 시작 할수도"
2015년부터 에너지 사업 확대…전기차에 ‘히트펌프’ 탑재
日 다이킨공업 "큰 위협…새로운 사업 기회 일수도"
우리 가전업계는 "테슬라는 유통 해 본 적 없는 회사"라며 회의적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욕을 보이자 일본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얘기라며 관망하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경계하면서 협력 기회를 모색하려 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가정용 에어컨 시장 선두주자인 다이킨공업(ダイキン工業) 내부에서 테슬라의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큰 위협'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테슬라와 협업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22일 주주총회 질의응답에서 "가정용 에어컨 사업을 내년에 시작할 지도 모른다"며 "더욱 조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어컨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지만, 테슬라가 에너지 사업을 꾸준히 확대한 점을 고려하면 아예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볼 수 만은 없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테슬라는 2015년에 가정용 축전지(蓄電池) 파워웰을 출시한 뒤 올해 일본에서 설치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미국 주택용 태양광 패널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올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에 히터가 아닌 히트펌프 방식의 냉난방장치를 설치해 화제가 됐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이나 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 한다. 히터는 한번 작동시킬 때마다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데, 히트펌프를 쓰면 전력 소모가 줄어 배터리 방전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테슬라가 자체 보유한 축전지와 태양광 패널, 전기차 관련 기술을 에어컨 제작에 투입한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정용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그러나 자동차용과 가정용 에어컨은 냉매 종류와 설계도 다르고 설치·보수까지 해줘야 하는 만큼 자동차를 판매할 때보다 폭넓고 조직적인 판매망이 필요해 당장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유통 싸움인데, 테슬라는 유통을 해본 적이 없는 회사"라며 "(에어컨 제작을)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봐야지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