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폴더블폰 아닌 롤러블폰 시대?

이경탁 기자
입력 2020.11.19 06:00
中 오포, 롤러블폰 시제품 깜짝 공개했지만
LG 내년 3월 공개 관측… 상용화 1호 후보
삼성 이재용 부회장 시제품 추정 폰 체험 포착
가격이 대중화 관건… 폴더블폰처럼 시간이 해결

국내외 스마트폰 기업들이 롤러블폰 시장에 본격 뛰어들며 시장에 혁신을 불어 넣고 있다. 롤러블폰은 디스플레이를 말았다 펼치는 형태로, 스마트폰 차세대 ‘폼팩터(제품 외양)’ 경쟁에서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에 앞서 롤러블폰 시제품 공개한 中 오포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가 지난 17일 ‘이노데이 2020’ 행사를 열고 롤러블폰 시제품을 깜짝 공개했다.

오포의 콘셉트 롤러블폰인 ‘오포X2021’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122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상용화 시기와 예상 가격은 미정이다. 레빈 리우 오포 부사장 겸 연구소장은 "아직은 컨셉 단계지만 소비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선보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포가 지난 17일 공개한 롤러블폰 ‘오포X2021’. /오포 제공
오포가 지난 17일 공개한 롤러블폰 ‘오포X2021’. /오포 제공
제품을 살펴보면 기본 스마트폰 바 형태에서는 화면이 6.7인치. 화면을 펼치면 최대 7.4인치까지 늘어난다. 화면 크기 변화에 맞춰 시청 중인 영상 콘텐츠나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 화면이 자동 조정된다. 재생 콘텐츠에 따라 디스플레이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기능도 탑재됐다.

오포에 따르면 이 제품은 ‘롤 모터’를 탑재해 모터 구동 방식으로 작동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오른쪽 측면 버튼을 쓸어내리면 제품 뒤에 말려 있던 화면이 제품 왼쪽에서 서서히 나온다. 한번 더 쓸어서 터치하면 다시 왼쪽으로 디스플레이가 말려 들어간다.

두개 롤 모터를 탑재해 화면이 펼쳐질 때 균일하게 힘을 분산하는 원리다. 화면 밑으로는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위해 ‘투인원 플레이트’ 기술이 적용됐다. 기기 후면은 외부 고정 프레임 안에 내부 ‘슬라이딩 프레임’으로 구성됐다.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폰 ‘오포X2021’. /오포 제공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폰 ‘오포X2021’. /오포 제공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과연 모터를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넓히는 게 롤러블폰인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터를 활용한 롤러블 스마트폰은 폴더블폰으로 비유하면 아웃폴딩(디스플레이가 바깥으로 접히는) 방식의 미완적 기술로 판단된다"고 했다.
◇LG전자, 내년 3월 중으로 롤러블폰 공개 예상

시제품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롤러블폰 상용화 및 출시 시기는 오포보다 LG전자(066570)가 빠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경기도 LG 평택 공장에서 롤러블폰 시제품을 생산하고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 9월 ‘LG 윙’ 공개 행사에서도 롤러블 스마트폰 실루엣을 선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최근 세계 최초로 롤러블TV를 선보인만큼 내년 1분기 중으로 롤러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 사이트에 공개된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의 구조. 평상시엔 돌돌 말려 있는 액정이 오른쪽 화면을 당기면 말려나와 커진다. /키프리스
특허청 사이트에 공개된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의 구조. 평상시엔 돌돌 말려 있는 액정이 오른쪽 화면을 당기면 말려나와 커진다. /키프리스
실제 LG전자는 이달 초 국내 특허청에 ‘LG 롤러블’(Rollable)과 ‘LG 슬라이드’(Slide)로 국문, 영문 상표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에도 유럽 특허청에 ‘LG 롤러블’이라는 이름의 상표를 출원했다.

◇폴더블폰 개척한 삼성전자, 롤러블폰도 넘본다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005930)도 롤러블폰과 유사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크기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익스펜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바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개발 중인 롤러블폰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체험한 것이 포착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우면동 R&D캠퍼스에서 연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모바일기기를 손에 들고있다. 업계에서는 익스펜더블폰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우면동 R&D캠퍼스에서 연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모바일기기를 손에 들고있다. 업계에서는 익스펜더블폰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롤러블폰의 성공 관건은 가격이다. 롤러블폰은 수년간의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돼 개발된 만큼 폴더블 이상으로 높은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폴더블폰이 대중화를 통해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 것처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자의 롤러블 기술 선점 경쟁이 가열되면서 관련 특허 출원이 활기를 띄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롤러블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는 2012년 3건, 2013년 6건, 2014년 3건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2015년 들어 15건으로 큰 폭으로 늘기 시작해 2018년 29건, 지난해 55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의 폴더블·롤러블 디스플레이 출하·기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폴더블·롤러블 스마트폰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8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