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옵티머스, 금감원 검사 받는 중에도 펀드 913억원 팔아 치웠다

이종현 기자
입력 2020.10.29 12:33 수정 2020.10.29 13:21
금감원 4월 28일 옵티머스 서면검사 돌입
부실 인지하고도 판매중지 등 조치 안해
미상환 금액 18% 금감원 검사 기간에 팔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는 도중에도 913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옵티머스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펀드 판매를 막지 않아 피해가 커진 셈이다. 현재 이 펀드는 환매 중단으로 전액 미상환 상태다.

29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관련 주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금감원의 서면검사가 시작된 올해 4월 28일 이후에만 옵티머스 펀드를 913억7000만원어치 판매했다. 공소장의 범죄일람표를 보면 옵티머스는 2018년 4월 17일 펀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올해 6월 11일까지 총 3203회에 걸쳐 펀드를 팔았다. 이 중 올해 4월 28일 이후에 펀드를 판 횟수는 184회에 달한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옵티머스 사태를 부실 감독한 금감원에 대한 공익 감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옵티머스 사태를 부실 감독한 금감원에 대한 공익 감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에 돌입한 건 지난 4월 28일이다. 금감원은 4월 28일부터 5월 29일까지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6월 19일부터 현장검사에 나섰다. 옵티머스는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시작하기 직전인 6월 18일 펀드 판매사에 환매 중단을 통보했다.

옵티머스는 금감원 검사를 받는 동안에도 펀드를 판매하는데 열을 올렸다. 4월 28일 이후 184회에 걸쳐 판매한 펀드만 913억7000만원에 달했다. 옵티머스의 전체 펀드 판매액이 1조1903억원이었는데 전체 펀드 판매액의 8% 정도를 금감원 검사를 받는 동안에 판 셈이다.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인 6월 11일에도 펀드를 판매했는데 한 투자자에 300억원 어치의 펀드를 팔기도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바이오업계의 코스닥상장사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 판매된 펀드는 환매 중단으로 전액 미상환 상태다. 옵티머스가 판매한 펀드 중 미상환된 금액은 총 5055억7000만원이다. 전체 미상환 금액의 18% 정도를 4월 28일 이후 판매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실태 점검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인지했다. 금감원도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 과정에서 규정 위반 혐의를 포착했고 현장검사 초기에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서면검사를 시작한 이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 이후 옵티머스가 스스로 환매 중단을 선언한 뒤에야 긴급 조치명령을 발동해 옵티머스 영업을 정지시켰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전날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 대한 부실 감독으로 피해를 키운 금융감독원을 공익감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금감원은 올해 3월 10개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면서 옵티머스의 펀드가 부실화될 가능성을 인지하고 검사에 착수했다"며 "그러나 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2020년 6월까지 옵티머스의 사기 펀드가 계속 판매되면서 피해가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