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첨단기술 수출규제법 12월부터 시행…對美 보복 가능

이현승 기자
입력 2020.10.18 11:54 수정 2020.10.18 14:06
中, 입법기구서 '수출 규제 법안' 가결…12월 시행
국무원이 첨단기술·제품 리스트 만들어 수출 규제
"중국 국익 해친 국가엔 상호조치도 가능" 규정도
화웨이·SMIC 제재한 美 타깃…韓도 피해 가능성

중국이 첨단기술과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오는 12월부터 본격 시행한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에 수출 규제를 단행한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가 가능해져 양국 간 대립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5월 28일(현지시각) 열린 중국 전인대 13차 회의 현장. 맨 앞줄 가운데가 시진핑 국가주석. / 신화사
지난 5월 28일(현지시각) 열린 중국 전인대 13차 회의 현장. 맨 앞줄 가운데가 시진핑 국가주석. / 신화사
1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는 전날 폐막한 제22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수출 규제 법을 가결 시켰다.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법은 ▲국가 안보나 국익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거나 ▲대규모 살상 무기 및 운반 도구 설계·개발·생산에 쓰일 수 있거나 ▲핵무기·생화학무기 등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이나 기술 리스트를 만들어 수출을 금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리스트는 중국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정한다.

이 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중국 화웨이, 틱톡, 텐센트홀딩스 등을 제재한 미국 행정부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긴다"는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고 화웨이엔 수출 규제, 틱톡엔 미국 사업부 매각, 텐센트홀딩스에는 거래금지 명령을 내렸다.

수출 규제 첫번째 요건인 ▲국가 안보나 국익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제품이나 기업은 중국 당국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법에 "수출 규제를 남용해 중국의 국가 안전과 이익을 해친 국가와 지역에 대해서는 상호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미국 정부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보복할 수 있게 됐다.

두번째, 세번째 요건의 경우에도 군사 용도로 전환될 수 있는 기술만 타깃으로 할 것처럼 보이지만 첨단기술이 군사 분야와 제조업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계 제조업 전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항목이다.

중국 베이징의 로펌 글로벌로오피스(Global Law Office)의 칭 런 파트너는 "현재 중국의 수출 규제 대상은 핵·화학·생물학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로 한정돼 있어 미국에 비해 훨씬 좁다"며 "만약 확대된다면 더 많은 제품과 기술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의 연장선으로 시행되는 이 법이 한국을 비롯해 주요 제조업 국가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 법의 적용대상에는 중국 기업 뿐 아니라 외국 기업과 개인도 포함 됐다. 중간재나 완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제3국 기업도 포함돼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이나 개인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