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풍자 만화' 보여준 프랑스 교사 길거리서 참수당해

김우영 기자
입력 2020.10.17 09:22 수정 2020.10.17 09:39
프랑스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중학교 교사가 파리 근교 길거리에서 목이 잘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화를 당했다. 범인은 이슬람교 신자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르파리지앵, BFM 등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쯤(현지 시각) 파리 근교 콩플랑-생트-오노린에서 중학교 교사 사뮈엘이 학교 근처 거리에서 목이 잘린 채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다. 지난 5일 수업 시간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다는 취지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달아나는 범인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범인이 불응하고 저항하자 사살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범행 현장에서 "알라신은 위대하다"는 쿠란 구절을 외쳤다고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폭발물 조끼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판단, 주변을 봉쇄한 채 폭발물 처리반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범인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은 범인이 2002년생 남성이며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나 러시아 내 자치 지역인 체첸공화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체첸공화국 주민의 대다수는 이슬람교를 믿는다. 프랑스에는 체첸 출신 이주민 3만명이 살고 있다.

살해된 교사가 수업 시간에 보여준 샤를리 에브도의 만화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이 만화에 앙심을 품고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난입해 편집장을 비롯한 12명을 살해했다.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중학교 교사가 목이 잘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무장한 경찰관들이 범행 현장 주변을 지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중학교 교사가 목이 잘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무장한 경찰관들이 범행 현장 주변을 지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현지 경찰은 범인이 살해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화를 보여줬다는 사실을 접하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범인은 범행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알라신을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마크롱의 강아지 중 하나를 처단했다"는 글과 범행 사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범행 현장을 찾아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또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테러에 대항한 연대를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의 동지 한 명이 표현의 자유, 믿음과 불신의 자유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살해됐다"며 "우리는 모두 함께 시민으로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