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때려도 中 반도체 기술 독립 가능?… SMIC, 7나노 초기 기술 개발

설성인 기자
입력 2020.10.16 11:00
EUV 대신 DUV 공정으로 개발
SMIC, 14나노 대비 칩 성능 20% 개선
대량 양산까지는 1년 이상 걸릴듯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SMIC가 미국 정부의 제재 상황 속에서 7나노 공정 초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 기술 독립’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SMIC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기술 및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주문형 반도체(ASIC) 회사인 중국 이노실리콘은 16일 SMIC의 7나노(핀펫 N+1) 공정을 기반으로 테이프 아웃(반도체 설계회사에서 파운드리 회사로 설계도가 전달되는 과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노실리콘은 SMIC와 협력하면서 14·12·7나노 기술 개발에 기여해왔다.

SMIC의 7나노 공정 초기 기술 개발을 알리는 이노실리콘의 문구./이노실리콘 홈페이지
SMIC의 7나노 공정 초기 기술 개발을 알리는 이노실리콘의 문구./이노실리콘 홈페이지
SMIC에 따르면 N+1 공정은 지난해 4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14나노 공정 대비 칩 성능은 20% 개선했고, 전력소모는 57% 줄였다. N+1 공정은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회사 ASML로부터 10나노 미만 공정 개발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를 수입하지 못해 DUV(심자외선) 공정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DUV는 차세대 공정인 EUV 대비 낮은 수준의 기술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테이프 아웃의 성공은 실험실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킨 것이라 실제 대량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SMIC는 올 4분기에 7나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내외 상황에 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MIC가 중국 현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할 수 있는 핀펫 기반 공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EUV 대비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파운드리 1·2위 기업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5나노 양산에 돌입하고, 3나노 등 차세대 공정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SMIC가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