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무자본 M&A'에 희생된 히든챔피언, 소액주주 1만명은 '막막'

정해용 기자, 이경민 기자
입력 2020.10.16 11:00
6월말 기준 소액주주 1만1369명, 내달 거래소 처분 기다려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무자본 M&A(자기자금 없이 차입금 등으로 인수하는 방식)’ 피해기업으로 알려진 해덕파워웨이(102210)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가 12월 중순쯤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해덕파워웨이는 1만여명의 소액주주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상장폐지로 결론이 나면 이들은 최소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보게 된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덕파워웨이는 올 11월 29일 이후 7거래일 내에 경영개선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작년 1월 8일에 해덕파워웨이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후 지난해 10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현재는 해덕파워웨이가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해 거래소가 경영개선기간 1년을 부여한 상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모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경영개선기간이 끝나 경영개선내역서를 제출하면 내역서를 받은 후 15거래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2회의 경영개선기간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시장에서 당장 퇴출된다.

해덕파워웨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의 손자회사인 화성산업이 최대주주이지만 지분율은 15.89%(1170만9405주)에 불과하다. 나머지 84.11%(6198만7000주)는 1만1369명의 소액주주 소유다. 작년에 2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해덕파워웨이는 올 상반기에 1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198억원을 기록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조선기자재 업체로 한때 히든챔피언으로 불리기도 했다. 2년 6개월여 전인 2018년 4월 26일 주가는 48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2018년 4월 해덕파워웨이의 창립자인 구재고 전 대표가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려 하면서 옵티머스와 엮이게 됐다.

구 전 대표는 2018년 4월에 이지앤홀딩스·JJ컨소시엄1호에 지분과 경영권 매각계약을 체결했는데 5월에 이씨·JJ컨소시엄 1호·(주)썬홀딩스 3곳으로 지분을 넘기기로 계약이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계약이 변경되고 공시가 늦어지자 거래소는 불성실공시를 이유로 2018년 11월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이후 이씨는 작년 2월 회사 지분을 화성산업에 매각한다. 화성산업은 옵티머스가 자금 세탁에 활용했던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의 자회사다.

국민의힘 윤창현의원실
금융권은 수상한 자금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의원실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의 자금 세탁 창구인 셉틸리언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대표와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가 자신들의 배우자를 내세워 만든 회사다. 김재현 대표의 배우자 윤모씨와 윤석호 이사의 배우자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50%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옵티머스운용은 대부업체 대부디케이에이엠씨과 트러스트올 등의 업체를 통해 셉틸리언에 돈을 대고 이 돈으로 셉틸리언의 자회사 화성산업이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했다는 얘기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2018년 해덕파워웨이는 370억원의 회사돈을 옵티머스운용에 맡겼다. 이 돈 중 일부는 대부디테이에이엠씨, 트러스트올 등을 통해 셉틸리언으로 흘러갔고 이듬해 다시 화성산업을 통해 해덕파워웨이 인수자금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옵티머스가 얼마의 자금을 어떻게 돌려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M&A했는지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가 처음부터 투자자들에게 공공기관매출채권에 투자한다 속이고 자금을 모집해 (해덕파워웨이같은) 회사를 인수하는데 사용했다면 투자자 돈을 전용한 것이고 이를 못돌려 주면 횡령에 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