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인데… 하나금투, 목표주가로 공모가 3배인 38만원 제시

박정엽 기자
입력 2020.09.22 14:38 수정 2020.09.22 15:12
손익 구조 및 재무 정보도 공개 꺼려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몸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그러나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회사가 투자에 필수적인 재무 정보에 대한 공개도 꺼리고 있어 기업가치 판단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22일 빅히트의 목표 기업가치를 약 14조원(목표 주가 38만원)으로 제시했다. 빅히트의 공모 예정가(주당 10만5000~13만5000원) 기준 시가총액 3조7000억~4조8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이는 21일 종가 기준 시총 23위인 삼성SDS(018260)(13조7346억원)와 그보다 순위가 낮은 SK바이오팜, 한국전력(015760), 삼성생명(032830)등을 뛰어넘는다. 20~22위인 LG전자(066570), SK(034730), SK이노베이션(096770)도 시총 14조원대로 빅히트의 추격권 안에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유명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처음으로 출연했다. 지난 21일 NPR 뮤직이 올린 공연 영상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복고풍 의상을 입고 밴드 세션과 함께 신곡 '다이너마이트', 2016년 곡 '세이브 미', 2017년 곡 '봄날' 등 3곡을 불렀다./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유명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처음으로 출연했다. 지난 21일 NPR 뮤직이 올린 공연 영상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복고풍 의상을 입고 밴드 세션과 함께 신곡 '다이너마이트', 2016년 곡 '세이브 미', 2017년 곡 '봄날' 등 3곡을 불렀다./연합뉴스
지금까지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가장 후하게 평가한 곳은 유안타증권이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6조5900억~7조9100억원으로 산정했다. 빅히트의 공모 예정가 기준 시가총액의 2배 수준이었다.

이기훈 하나금투 연구원은 향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습돼 오프라인 콘서트가 전면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 2022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9250억원, 38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19년 5870억원, 99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이어 온라인 콘서트 매출은 지속될 것으로 가정하고, 방탄소년단(BTS) 세계관의 가치와 팬들을 위한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의 확장성 등을 고려해 같은 업종의 JYP Ent.(035900)의 주가수익비율(PER)보다 50% 높은 50배로 가치를 계산했다.

이는 하나금투가 지난 5월 29일 보고서에서 2021년 매출액 추정치 1조100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 1800억원에 PER 30~40배를 적용해 3조9000억~5조2000억원으로 계산한 것보다 3배가량 커진 수치다. 이기훈 연구원은 목표 주가를 높인 이유에 대해 "(5월 발표한) 해당 가치는 BTS의 음악 성과와 위버스가 단지 유통수수료를 내재화하는 수준의 플랫폼인 줄 알았던 상황에서의 가치평가"라며 "빅히트가 서사를 녹여 음악을 만드는 과정과 온라인 디즈니랜드인 위버스를 개발해 엄청난 확장성을 갖게 됐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빅히트는 공모가가 나왔을 때부터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는 잘 쓰지 않고 설비 투자와 감가 상각 규모가 큰 제조업이 쓰는 방식(EV/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을 택했기 때문이다.

비교기업을 고를 때도 동종 업계에서는 대표 회사 중 하나인 에스엠(041510)은 제외하고 JYP Ent.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만 선택했고, 엔터테인먼트 회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업종인 NAVER(035420)카카오(035720)를 포함시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빅히트는 오는 24일 시작되는 수요 예측을 앞두고 회사의 손익 구조 및 재무 상태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길 꺼리는 모습을 보여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구설에 올랐다. 22일 온라인 방식의 기업설명회(IR)는 각 기관당 시청자수를 1명으로 제한했다. IR 관련 자료도 외부에 공유하지 못하게 해 ‘신비주의’라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신규 상장사의 주가 흐름을 보면, 21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한 26개 상장사(코스피 1개, 코스닥 25개) 가운데 20개사의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낮았다. 이들 회사는 주가가 시초가 대비 평균 17.06% 내렸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한 기업도 8사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