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올림픽 돈으로 샀나…"IOC위원 아들에 4억원 전달"

이현승 기자
입력 2020.09.21 14:50
도쿄올림픽위가 유치 업무 맡긴 싱가포르 회사
IOC 유력위원 아들과 관련회사 계좌로 4억 입금
아사히, 美재무부 제출 프랑스 수사당국 자료서 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가 유치 업무를 맡긴 싱가포르 회사가 개최지 선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전후로 유력 위원의 아들 측에 37만달러(4억원)를 건넸다고 21일 일본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올해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올림픽·패럴림픽은 코로나 여파로 내년으로 1년 연기 됐다. / AP연합뉴스
올해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올림픽·패럴림픽은 코로나 여파로 내년으로 1년 연기 됐다. / AP연합뉴스
이날 아사히 신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미국 버즈피드뉴스 등과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핀센)에 제출된 문서를 입수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핀센에 제출된 프랑스 수사당국 자료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는 싱가포르 블랙타이딩스(BT)의 은행 계좌로 2013년 7월 29일, 10월 25일 두차례에 걸쳐 232만5000달러(27억원)를 송금했다.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2013년 9월 7일 IOC 총회 전후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27일과 11월 6일, 그 다음해인 2014년 1월 27일 BT는 IOC의 유력위원인 라민 디악의 아들 파파마타 디악의 러시아 계좌에 15만달러(1억8000만원)를 보냈다. 파파마타와 관련된 회사인 PMD 컨설팅의 세네갈 계좌로도 2013년11월6일~12월18일 21만7000달러(2억5000만원)를 보냈다.

이외에도 BT는 파파마타가 산 고급시계 값을 내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한 시계점에 8만5000유로(1억2000만원)를 송금하기도 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 출신인 라민 디악은 BT가 돈을 보냈을 당시 IOC 위원으로 개최도시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다.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의 IOC 위원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디악 모녀가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 2016년에도 불거졌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조사에 나섰지만 BT가 어떻게 자금을 썼는지 알 수 없었고 위법성은 없었다고 결론 냈다.

아사히 보도와 관련해 유치위 이사장 다케다 쓰네카즈는 "BT사에 (돈을) 지불한 뒤의 상황은 전혀 몰랐다"며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디악 모녀는 뇌물을 받고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을 무마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기소돼 지난 16일 실형을 선고 받았다.

파파마타는 송금 받은 것에 대해 "2013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와 관련해 돈을 낼 일이 있었던 BT가 러시아에 계좌를 갖고 있었던 나한테 부탁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PMD 컨설팅이 받은 돈은 중국 후원사로부터 받은 돈을 국외로 반출할 수 없어 BT가 대신 세네갈에 송금해준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