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치료제 생산기지로 부상한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삼바・셀트리온 '3두마차'

김양혁 기자
입력 2020.09.16 06:00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백신 수탁생산 계약 2건 체결... 생산능력 1억5000만➝ 5억도즈로
삼성바이오로직스, GSK 이어 코로나치료제 추가 CMO 계약설… 세계 최대공장 또 설립키로
셀트리온, 자체 개발 항체치료제 이달중 비축용 양산 개시… 서정진 "코로나 백신 생산 거점 가능"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연합뉴스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최근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연합뉴스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은 전세계에서 개발이 진행중인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생산을 서두르면서 ‘K 코로나 백신・치료제 생산기지’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수탁생산은 우리 국민에 투여할 물량 확보로도 이어진다. 단순한 경제효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얘기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자체 개발과 함께 해외 신약을 수탁생산하는 식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다.

16일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세계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코로나 백신들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최근 백신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1억5000만도즈(병)에서 약 5억도즈 규모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CMO, CDMO(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2건의 수주만으로도 기존 백신 생산시설을 풀 가동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생산할 업체로 꼽힌다. 수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단계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상용화될 선두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있어)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중국 켄시노 바이오로직스 등이 선두주자로 꼽힌다"며 "최초 개발이 나온다면 해당 업체들 중에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코로나19 치료제 대규모 수탁생산 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5일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맺은 코로나19 치료제 CMO 규모는 4400억원으로 올들어 수주금액의 25%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을 웃도는 CMO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의 5배에 육박한다.

코로나치료제를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주문이 몰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중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1조7400억원을 들여 송도에 25만6000리터 규모의 제 4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3공장(18만리터)이 갖고 있던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규모를 다시 한번 경신하게 될 제 4공장이 가동에 돌입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2만 리터의 생산규모를 보유함에 따라 글로벌 전체 CMO생산규모의 약 30%를 차지해 세계 1위 바이오 생산기업에 오르게 된다.

셀트리온(068270)은 자체 개발중인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항체치료제를 이달중 대량생산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장 투여를 위한 게 아니고 실제 투여 시점에 빨리 공급할 수 있도록 비축용으로 생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1상 임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고 발표한 셀트리온은 내달 2⋅3상에 들어가는 것을 추진중으로 2상 임상 결과를 보면서 연말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아직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CMO를 체결하지 않았지만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최한 ‘2020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한국은 생산기지로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재조합 백신 등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며 "해외에서 개발 중인 단백질재조합 백신의 경우 셀트리온이 CMO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중 임상 3상 백신후보들은 9개로 바이러스 벡터, 불활화, 핵산(RNA, DNA), 단백질재조합 등 크게 네 가지의 플랫폼을 활용한다.이들 플랫폼에서 개발되는 백신들을 모두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G화학(051910)바이넥스(053030)도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로 꼽힌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CMO를 고려 중으로 가능한 수준은 2억도즈 정도"라며 "완제 CMO의 경우 백신 종류에 관계없이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넥스 관계자도 "제넥신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용 약품을 공급 중"이라며 "최근 (코로나19 관련) CMO 계약도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제넥신은 현재 국내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1・2상을 진행 중으로, 국내 기업 중 백신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많은데 생산 시설을 갖추는데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국내 업체로 CMO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쪽 생산시설이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슈로 중국에 맡기는 것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