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난리통인데..."임대차법은 대혁신· 만시지탄" 與지도부 자화자찬

김명지 기자
입력 2020.07.31 12:43 수정 2020.07.31 14:21
"미래통합당 전세폭등은 선동"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1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데 대해 "집 없는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대혁신"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임대차 보호법이 개정된 것은) 1989년 계약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뀐 지 31년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박광온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박광온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는 임대차법 개정안이 빠르게 통과된 데 의미를 부여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회는 주택 임대차 보호 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결정 이후 30년 넘게 후속 입법을 단 하나도 못 하고 외면·방치했다"라며 "이번 임대차보호법 통과는 참으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했다.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지 이틀만에 전체회의를 거쳐 사흘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흘만에 국무회의를 의결을 마쳐 시행되면서 졸속 입법, 졸속 시행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런데 박 최고위원은 오히려 이런 법이 늦게 마련된 것이 문제란 것이다. 당 사무총장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고 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번 개정안 통과는 커다란 이정표"라며 "우리나라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4년으로 자가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인) 1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2년 내 주거 이동률은 35.9%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 이런 공개 발언이 나온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우려하는 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안을 빠른 속도로 도입했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는데다, 법 시행에 따른 효과를 예측할 수 없어 임대차 시장 현장에서 임차인은 물론 임대인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통합당등에서 법 시행으로 전·월세가격이 폭등하고, 전세매물이 동이 날 것이라는 주장을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미래통합당은 전·월세 가격이 폭등한다고 주장한다"라며 "주택시장의 혼란과 교란을 부추기는 자극적 선동"이라고 했다.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김진표 의원 등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김진표 의원 등이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최고위원은 "1989년 중반부터 주택 가격, 전세가격의 동시 급증 현상이 나타났었다. 그러나 1992년 (증가율이) 2%대로 떨어지고 7년간 안정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1기 신도시 입주 영향이 있겠지만 임대차보호법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시행된 법으로 일정 기간이 전셋값이 급등하겠지만, 3년이 지난 이후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돌려서 말하면 향후 3년 이상 시장 불안이 예상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윤호중 의원은 "전월세 가격 안정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우리나라 경제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법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부동산에 집중됐던 과도한 유동성이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으로 투자돼 금융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통합당이 임대인, 임차인을 분열시키는 법안이라 폄하하고 나아가 임대차 3법에 반대하며 종부세 완화법안을 발의한다고 한다"며 "집 없는 서러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 세력과 향연을 즐기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