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 "우리 민족 북한에 총 쏜 백선엽, 현충원 묻히면 안돼"

조은임 기자
입력 2020.07.14 17:32 수정 2020.07.14 17:36
진중권 "현충원 전체를 파묘하자는 얘기냐" 비판
노 변호사 진행 라디오 게시판서 ‘하차 요구’ 봇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노영희 변호사가 13일 한 방송에서 최근 별세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쐈다. 현충원에 묻히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 변호사는 13일 MBN 뉴스와이드에 패널로 나와 6·25 전쟁에서 활약한 고(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논란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 저분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냐"며 이같이 밝혔다.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홈페이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홈페이지
이날 방송에선 백 장군이 1993년 일본에서 출간된 '간도특설대의 비밀'에서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이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한 부분이 소개됐다.

이에 대해 노 변호사는 "본인이 ‘비판받아도 어쩔 수 없다. 동포에게 총을 겨눴다’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지 않나"며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대전 현충원에도 묻히면 안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발언 수위를 우려한 진행자가 "우리 민족을 향해서 총을 쏘았던 6·25 전쟁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수정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노 변호사는 "6·25 전쟁은 북한과 싸운 거 아닌가?"라며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 저는 잘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추모 분향소에 추모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줄을 서 있다./조선DB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추모 분향소에 추모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줄을 서 있다./조선DB
노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현충원의 전몰용사들 대부분이 인민군과 싸우다 전사한 분들인데, 그럼 국립현충원 전체를 파묘하자는 얘긴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그럼 한국전쟁 때 국군이 일본군이랑 싸웠어야 하나? 찬반을 표하는 건 좋은데, 근거는 합리적이어야지"라고 적었다.

노 변호사가 진행하는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의 게시판에는 하차를 요구하는 청취자 항의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현충원에 묻힌 대부분의 분들은 북한과 싸우다가 돌아가신 분들이다. 진정한 사과와 진행자 사퇴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적화통일을 막아낸 분에게 할 말이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 하차를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별세한 백 장군의 안장지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 서울현충원에 묘역이 부족한데다 유족도 동의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미래통합당과 일각에서는 6·25 전쟁에서 활약한 백 장군의 상징성을 감안해 서울 국립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여당에선 백 장군이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전력을 들어 반발했다. 오히려 이수진 의원 등 여당 일각에서는 현충원에 안장한 친일 경력자들을 파묘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