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최저임금 3년간 50% 올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시한부 인생같다"

최락선 기자, 홍다영 기자
입력 2020.07.14 17:27
최저임금 1.5% 인상 반응…中企대표는 "사람쓰기 무섭다"
서울 마포구에서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엄모(54)씨는 최저임금 인상 소식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었는데 인건비마저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3개월을 버틸지, 6개월을 버틸지 모르겠다. 우리는 시한부 인생"이라고 했다.

명동 거리/연합뉴스
명동 거리/연합뉴스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정해지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주휴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최근 3년간 50% 가까이 최저임금이 올랐다"며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정부가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정모(42)씨는 "장사도 안 되는데 기운이 쭉 빠진다. 올해 만큼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직원을 줄여도 버티지 못해 폐업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삭감했으면 좋았을 텐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주휴수당 포함해 만원이 넘는데 또 올리면 어떡하냐" "인건비 줄이는 방법은 단 하나, 키오스크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세 중소기업 대표들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으로 매출이 줄었는데, 최저임금마저 오르면 고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에서 직원 30명의 수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올렸다"고 했다. 그는 "노동계가 이야기하는 시급 1만원은 이미 넘었다"며 "주휴수당만 포함해도 1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통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조모(56)씨는 "사람 쓰기가 무섭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지금도 2명이 할 일을 1.5명에게 시키며 버티고 있다"며 "채용을 줄이는 쪽으로 정부가 자꾸 내모는 것 같다"고 했다.

광고물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윤모(39)씨는 "올해 직원 4명 가운데 3명을 해고했다"며 "일은 없고 경제는 어려워지는데 최저임금만 오르고 있다"고 했다. 한 주류 유통업체 대표는 "거래하는 식당들이 줄줄이 폐업하며 주 5일에서 주 4일 근무로 바꿨다"며 "경제가 정상화된 뒤 최저임금을 올려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1.5% 인상에 안도하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 안성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64)씨는 "삭감·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1.5% 인상에 어느 정도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동결하면 좋았겠지만 납득할만한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노동계도 고통을 십시일반 분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