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대책으로 분양권·갭투자 ‘사망선고'... 지방 부동산 앞날은

백윤미 기자
입력 2020.07.15 06:00
7.10 대책으로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세금폭탄’을 가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지방 아파트 투자에 활용돼왔던 갭투자와 분양권 전매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규제한 6.17 대책으로 지방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다시 시계제로의 상태에 놓였다.

지난달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아파트 단지 모습. 국토교통부는 이날 대덕구를 제외한 동·중·서·유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대전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아파트 단지 모습. 국토교통부는 이날 대덕구를 제외한 동·중·서·유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대전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5일 정부가 내놓은 7.10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분양권 양도세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분양권 양도세율은 비규제지역은 기간에 따라 6~50%, 조정대상지역은 기간에 상관없이 50%였지만, 이번 대책으로 규제와 관계없이 보유기간 1년 미만은 70%, 1년 이상은 60%로 인상되게 됐다. 또 현행 1~4%인 취득세를 앞으로는 두번째 주택 구입 시 8%, 3번째 주택은 12%를 적용해 중과하기로 했다.

정부가 단기 매매에 대한 양도세율을 큰 폭으로 올리면서 1년 단위로 단타 투자를 하던 갭투자자들은 타격을 받게 됐다. 취득세도 크게 올라 신규 갭투자자의 진입도 쉽지 않아졌다. 다주택자가 분양권을 팔기 시작하면 시장에 공급이 는다. 신규 투자자가 줄면 수요가 준다. 모두 부동산 가격이 내리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사실 6.17 대책이 나올 때만 해도 지방 부동산은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경남 김해와 경북 구미 등 그간 주목하지 않던 중소도시에서 외지인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는 등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기도 했다. 5월 전국 외지인 아파트 거래량은 2만7567가구로 전체 거래량(10만2531가구)의 27%를 차지했다. 반면 김해는 전체 거래량의 61%, 구미는 42%가 외지인일 정도로 비중이 컸다.

이런 가운데 7월의 경우 지방 분양(공급)이 유독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지방 청약시장은 8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분양을 서두르는 건설사들 탓에 활발해진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지방의 분양 예정 물량은 3만9266가구로 올해 최대치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수요가 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약 경쟁률도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8월 이후부터는 지방 분양 물량이 1만가구 단위(1만0762가구~1만5128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다주택자들이 지방 아파트를 처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다주택 고위공직자들도 잇따라 주택을 처분하고 있는데, 대다수가 투자 가치가 높은 서울 아파트는 놔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아파트를 처분했다는 것을 보면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특히 외지인 투자비율이 갑자기 높아진 지방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지역 내 수요층이 탄탄하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는 외지인 유입이 거래 활성화의 핵심 요인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투자 수요에 대한 과세부담을 높이면서 이들 지역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지방 시장은 거래 중단 상태에서 눈치보기를 하면서 가격이 빠지는 양상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규제 이후 외지인 투자 광풍까지 일으킨 중소도시들은 조정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지금은 지방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