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發 집단감염’ 속출… “종교시설도 고위험 시설로 묶어야”

김송이 기자
입력 2020.06.29 14:51 수정 2020.06.29 14:52
최근 교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들 종교시설을 방역수칙이 강제로 적용되는 ‘고위험 시설’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새로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 7건 중 3건이 교회에서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경기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세 곳의 교회에서 나온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 기준 48명에 이른다.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마스크 쓴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마스크 쓴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방역당국이 발표한 ‘위험도별 다중이용시설 분류’에 따르면 교회 등의 종교시설은 ‘중위험 시설’에 속한다. 하루 전인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이" 고위험 시설에 종교시설을 포함할 지 여부를 검토할 단계"라고 말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 교회에서 계속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교인 2명과 교인 가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수원 중앙침례교회의 경우 확진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예배에 4번이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교회를 찾은 나흘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교인만 717명에 달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중위험 시설은 고위험 시설과 달리 핵심 방역수칙을 강제로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현재 고위험 시설로 지정된 11개 시설은 ‘전자출입명부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사업주와 근무자는 근무시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설 사업주나 이용자에게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에 28일 오전 집회금지 명령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에 28일 오전 집회금지 명령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교회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코로나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종교시설을 고위험 시설로 묶지 않는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신천지 사태 때부터 종교시설의 위험성이 보였지만, 아직까지 고위험 시설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밥을 먹는데 교회 자율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라고 맡기는 것은 행정당국의 무능한 조치가 아니냐"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방역당국은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교회 관련 행사를 취소·연기하라고 수차례 권고했지만,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은 계속돼 왔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개척교회모임에서 11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게 대표적이다.

이번 집단 감염 사례가 새로 확인된 교회에서도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왕성교회에서는 수련회와 성가대 연습이 있었고, 주영광교회는 교회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수칙을 잘 따르는 곳도 많지만, 여전히 일부 개척교회를 포함한 여러 교회들이 제대로 방역수칙 준수를 소홀히 해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집단감염이 발생한 방문판매업도 고위험 시설에 포함된 상황"이라며 "교회 역시 고위험 시설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