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자오허우린 ITU 사무총장 "향후 10년, 모든 산업 혁신은 5G에 의존할 것"

이경탁 기자
입력 2020.06.29 06:00 수정 2020.06.29 07:07
"코로나 확산 억제⋅교육⋅소비 등 지속 위해 ICT가 기반 돼야
정부⋅산업⋅학계⋅시민사회 모두 AI의 미래 영향 고민할 때
한국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 모범"

"앞으로 10년 간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데 5G(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모든 혁신은 5G 기반 인프라에 의존할 것이며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곳이 성공적 위치에 머무를 것입니다."

29일 자오허우린(趙厚麟, 사진)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사무총장은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진보를 바탕으로 구축된 '디지털 전환'이라는 중대한 구조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오허우린(趙厚麟) ITU 사무총장. /ITU 제공
자오허우린(趙厚麟) ITU 사무총장. /ITU 제공
그는 2015년 1월 ITU의 첫 중국인 사무총장으로 부임했다. 1986년부터 ITU에 근무하기 시작했고 1999년부터 2006년까지 표준화국장을 지냈다. ITU는 유엔(UN) 산하 전문기구로, ICT 기술보급 및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자오 사무총장은 "ICT가 우리 경제와 사회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는데 5G 기반의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의 기술로 스마트시티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도시 뿐 아니라 에너지, 교통, 의료, 금융서비스,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의 가장 큰 화두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결을 위한 ICT의 역할을 강조했다.

자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은 규모 측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수십억명이 집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보건기관이 확진자를 예방 및 감지하고, 교육, 의료, 소비 등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ICT가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TU는 사이버 보안, 교육, 아동 온라인 보호를 포함한 코로나19로 발생한 많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유엔 산하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ITU는 최근 각국이 비상 통신 계획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성 플랫폼’(REG4COVID)을 마련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정부의 정책 입안자나 기업인들이 재난 등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게 허우린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지난 2014년 자우허우린 ITU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직에 당선된 뒤 하마둔 투레 전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4년 자우허우린 ITU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직에 당선된 뒤 하마둔 투레 전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오 사무총장은 한국과의 인연도 밝혔다. 그는 "ITU-UNESCO 지속가능발전 광대역통신위원회의 업무, 특히 전염병 대비 업무에 한국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 워킹그룹이 당시 KT 회장이었던 황창규 CEO(최고경영자)가 주도해 ‘ICT를 활용한 전염병 확산 방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자오 사무총장은 다음달 2일 제네바에서 개최하는 ‘Good Global Summit 2020’ 행사를 통해 AI가 어떻게 코로나19와 싸웠는지에 대한 경험과 앞으로 다가올 지속적인 전염병 대응에서 ICT가 어떤 역할을 할지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은 자오허우린 ITU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2015년 1월 ITU 총장으로 부임 이후 어떤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까.

"ICT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고, 관련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졌으며, 상품 가격도 저렴해졌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ICT 혁신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ITU의 업무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사무총장과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멤버십(회원권한)’을 학계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포함시켰습니다. 에너지, 해운물류, 모바일, 자동차, 통신, 블록체인, AI 등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저는 ITU-T라고 불리는 표준화 전문가 그룹인 ‘CCITT Study Group 7’(Data Communication)의 카운슬러(조언가)로서 1994년에 처음 서울을 방문했던 것에 매우 애틋한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한국은 ITU 표준화 작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며, 기술적, 리더십 기여를 하는 중입니다. 특히 지난 2016년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사 중 ITU 최초의 회원이 돼 ICT 표준화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여러 한국 전문가들이 ITU 전문가 그룹에서 보안,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주제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 기쁩니다."

-지난해 한국의 첫 5G 상용화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5G가 확산 중입니다. 5G는 사회적으로 무엇을 바꾸고,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는 어떤 것이 될 것이라 봅니까.

"5G 통신은 멀티 미디어의 쌍방향 경험을 지원합니다. 우리는 초고해상도 영성과 VR(가상현실)을 통한 의사소통에 익숙해질 것입니다. 향상된 모바일 광대역 통신과 IoT로 5G 시스템은 자율주행, 원격의료, 협업로봇의 대중화를 지원합니다. 오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초연결 경제사회 활동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거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0세기 AI 거품이 두번 정도 꺼진 시기가 있는데 구글(딥마인드) 알파고 이후 붐이 불고 있는 현재의 AI 현상은 과거와 다를까요.

"AI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더딘 발전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AI가 ITU 업무에 기여하고 있는 증거를 보고 있습니다. ITU에서 AI는 네트워크 조정 및 관리, 멀티미디어 코딩, 서비스 품질 평가, 헬스케어, 환경 효율성, 자율주행과 관련한 ITU 표준화 작업 프로그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AI는 점차 사회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정부, 산업, 학계, 시민사회 등 우리 모두가 AI가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할 때가 왔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 대한 시각과 입장은 각 국 정부마다 다릅니다. ITU의 입장은 뭔가요.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기회와 위험요소 모두를 살피고 있습니다. 국가 통화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보호하는 통제장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디지털 변환을 수용하고 자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몇몇 선진국들은 중앙은행이 인가하고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인 ‘DFC(Digital Fiat Currency)’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현금 사용의 감소에 따라 자금 관리에 대한 권한을 보유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은행 계좌 개설이 어려운 인구들이 거주하는 개발도상국들은 DFC를 기반으로 금융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ITU도 2017년 5월 관련 포커스 그룹을 신설했습니다. ICT 생태계와 밀접한 DFC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포함한 규제 당국자, 금융사, 통신사, 보안기업 등에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혁)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ITU의 첫 스마트시티 사례연구도 서울의 혁신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사례 연구는 2013년에 발표됐고 그 이후로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가 전 세계 정부의 핵심 정책이 됐습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ICT 국제협력에 대한 한국의 가치입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국가입니다.

한국의 ICT 발전은 많은 다른 나라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ICT 발전사는 ITU의 최근 역사에서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들이 국제표준의 개발과 구현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인 ITU의 '표준화 격차 해소' 프로그램의 지지자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태평양을 넘나드는 표준화 역량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 가능한 한 가속화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