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가 비싸서”…농업용 창고에 암호화폐 채굴장 만든 토지주 적발

정민하 기자
입력 2020.06.03 07:06
세종시에서 농지에 창고를 만들어 놓고 암호화폐 채굴을 한 토지주가 적발돼 세종시는 토지주에게 원상복구를 명령하고,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암호화폐 채굴기. /연합뉴스
암호화폐 채굴기. /연합뉴스
3일 세종시에 따르면 A씨는 2008년 1월 세종시 연동면에 있는 한 농지에 농업용 창고를 만들겠다며 농지전용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증을 받은 A씨는 이내 660㎡ 규모의 창고와 진출입로를 조성했다. 농지를 농축산업용 시설로 전용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게 돼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연동면에 대해 종합감사를 하며 농지전용으로 신축한 농업용 창고가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세종시 감사위원회는 이 창고가 농업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창문 하나 없는 창고는 굳게 잠겨 있었다. 창고 뒤편에 설치된 환풍구를 통해 내부를 들여다본 감사위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농사와 관계없는 컴퓨터가 다수 보였기 때문이다.

감사위 관계자는 창고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판단, A씨를 불러 창고 내부로 들어갔다. 창고 내부에는 컴퓨터 10여대와 함께 컴퓨터 부품이 담긴 상자가 다수 발견됐다.

세종시는 A씨가 농지전용으로 창고를 신축한 뒤 암호화폐 채굴장으로 사용했다고 판단, 농지 원상회복을 명령했다.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도 의뢰했다.

농지법에 따르면 전용된 토지를 승인 없이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람에 대해 최고 징역 5년이나 벌금 최고 5000만원에 처할 수 있다.

세종시 감사위 관계자는 "농업용 창고에는 농작물과 농기계 등 농사와 관련된 물품만 보관할 수 있다"며 "창고 내부에서 컴퓨터 등 암호화폐 채굴시설이 다량 발견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서울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했으나 임대료가 비싸 컴퓨터 등 관련 장비를 창고에 옮겨 놨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