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구원투수 등장?... 中 정부 2조7700억 쏟는 파운드리 회사

설성인 기자
입력 2020.05.22 14:29 수정 2020.05.22 15:33
SMIC 파운드리 5위… 1위 TSMC와는 기술격차 있어
화웨이, 5나노⋅7나노 최신 공정 파운드리 파트너 필요

SMIC가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에 속도를 낸다./SMIC 홈페이지
SMIC가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에 속도를 낸다./SMIC 홈페이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SMIC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추가 제재로 화웨이가 칩 제조 파트너인 TSMC와 협력하지 못하게 압박하자 중국이 자국 기업을 도와 화웨이 살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SMI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위에 머물고 있는데다 1·2위 기업인 TSMC·삼성전자와는 기술격차가 상당해 일부 공정에서만 화웨이를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SMIC가 중국 중앙정부와 상하이 시정부가 운영하는 펀드로부터 22억5000만달러(2조77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SMIC는 상하이 공장에서 14나노 공정 생산능력을 월 6000장에서 3만5000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12나노 공정 개발에도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SMIC는 중국 정부의 지원과 별개로 상하이과학기술혁신거래소 상장을 통해 35억2000만달러(4조35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이 미국 텍사스 인스투르먼트(TI)에서 근무하던 시절 부하직원으로 일했던 리차드 창이 설립한 회사다. SMIC 직원 상당수는 대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SMIC는 TSMC와 비교해 기술 측면에서 2세대가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SMIC는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 ‘아너 플레이 4T’용 칩을 제조했고, 이 제품에는 ‘SMIC가 제조한(Powered SMIC)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하이실리콘은 ‘기린 710A 칩셋’을 SMIC에 맡기면서 14나노 공정을 사용했다. 당초 TSMC의 12나노 공정을 사용할려고 계획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이달 19일(현지시각) "SMIC가 TSMC를 대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화웨이의 칩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최신 공정을 사용하는 파운드리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하이실리콘의 기린칩은 TSMC 생산량의 20%를 차지할만큼 TSMC와 화웨이는 상호의존성이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SMIC가 TSMC가 제공해온 12나노와 16나노 칩을 대신할 수 있지만 더욱 첨단 칩(5나노, 7나노)을 제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SMIC가 TSMC를 대신해 화웨이에 일부라도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용 칩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미국의 추가제재 대상에 걸리게 된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미국의 추가제재 대상이 되면 SMI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등을 구입하는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기술을 활용해 비메모리 반도체를 화웨이를 공급할 때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게 추가제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같은 미국의 장비회사들은 전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을 40% 차지하고 있다. 시놉시스 멘터 등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전세계 반도체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이 85%에 달한다.

SMIC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더라도 미국의 추가제재를 받은 화웨이의 구원투수가 되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술 리서치회사인 CCS 인사이트의 게오프 블라버 부사장은 FT에 미국의 화웨이 추가제재를 두고 "미⋅중이 단순한 치고 받는 말싸움이 아니라 기술 냉전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거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