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쏘아올린 트래픽 폭주에 바빠진 '이 산업'

장우정 기자
입력 2020.03.29 06:00
통신장비, 제약업·통신업 이어 숨은 수혜업종으로 부각
온라인쇼핑·원격근무·게임·동영상 수요에 트래픽 과부하
"네트워크 점검해달라는 통신서비스업체 문의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수혜업종으로 불리는 통신업계에서는 요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만 보면 당장은 트래픽(인터넷 사용량)을 버틸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이를 계기로 소비·업무 패턴이 재정립될 경우 미국·유럽처럼 네트워크 과부하가 ‘시간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이에 최근 통신사들은 망을 까는 화웨이·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 같은 통신장비 사업자들에게 SOS를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증설해야 되는 것 아니냐’ ‘현재 네트워크 상황 문제없는지 점검 좀 해달라’ 같은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통신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닐을 씌운 스마트폰을 장갑 낀 손으로 만지고 있는 모습. /장련성 기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통신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닐을 씌운 스마트폰을 장갑 낀 손으로 만지고 있는 모습. /장련성 기자
코로나19의 숨은 수혜업종이 통신장비 업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소독제, 건강식품 같은 일부 약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제약업종이 1차 수혜 산업이고, 이로 인해 온라인 쇼핑, 원격 근무,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게임 사용량이 급증하며 2차로 통신과 인터넷 기반 서비스산업이 부각되고 있다면 그다음은 ‘네트워크 과부하 해결사’인 통신장비 업계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GS네오텍 집계를 보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의 2월 트래픽은 전달보다 최대 44.4% 증가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증가로 3월 인터넷 트래픽이 1월 대비 약 13%가량 증가(최고치 기준)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진원지인 중국의 확진자수를 추월한 미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통신사 버라이즌에 따르면, 3월 12~19일 미국 내 웹 트래픽은 전주 대비 22% 상승했고, 지난 20일, 22일에는 데이터 트래픽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서 트래픽 과부하는 이제 시작단계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유럽에서는 트래픽 과부하 때문에 유럽연합(EU)이 직접 나서 스트리밍 업체들에 영상 화질을 표준으로 낮춰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인터넷 정체 현상을 임시로라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실제 넷플릭스·유튜브가 콘텐츠 스트리밍 품질을 낮춘 상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 같은 OTT 소비, 배달, 인터넷쇼핑이 급증하는 추세인데 그 기반은 ‘데이터’이고, 한 번 늘어난 데이터 사용량은 잘 줄어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당장 한두달 뒤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5G(5세대) 투자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언택트(비대면) 열풍, 디지털화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서버, 5G 같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