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8일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입력 2020.03.27 04:33 수정 2020.03.27 06:57
중국이 28일부터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일시 금지한다.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확진이 증가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와 국가이민관리국은 26일 밤 웹사이트 공고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전염병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는 상황을 고려해, 현재 유효한 입국 비자와 거류(체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3월 28일 0시부터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행 하루 전 한밤중에 전격 발표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중국 신화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중국 신화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비즈니스 여행 카드를 가진 외국인의 입국도 임시 중단된다. 도착 비자 입국, 24시간·72시간·144시간 무비자 경유, 하이난성 무비자 입국, 상하이 크루즈선 무비자 입국, 광둥성 144시간 무비자 입국(홍콩·마카오에서 온 외국인 단체 여행용),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단체 여행객의 광시자치구 무비자 입국 등 정책도 잠정 중단된다.

외교·공무·예우(의전)·C(승무원 등) 비자 소지자의 입국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경제무역, 과학기술 등 활동과 긴급 인도주의 필요로 중국에 와야 하는 외국인은 각국의 중국 대사관·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와 국가이민관리국은 이번 외국인 입국 일시 정지 결정에 대해 "많은 국가가 취한 방법을 참고해 부득이하게 채택한 임시성 조치"라고 했다. 일부 다른 나라들이 외국인 입국을 막았으니 중국도 외국인이 못들어오게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폭증할 당시 미국 등 외국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자 강력 반발했다. 특히 1월 말 가장 먼저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미국 정부를 향해서는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공고가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 열린 G20(주요 20국) 정상회의 화상회의에서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기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확고한 믿음, 합심 협력, 단결 대응, 국제 협력 전면 증강"이라며 "각국은 손을 잡고 가장 엄밀한 공동 방어·통제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오른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앞서 26일 낮 중국 민간항공국은 중국 입국을 줄이기 위해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을 제한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29일부터 중국 항공사는 국가마다 한 도시에 일주일에 한 번만 항공편을 운항할 수 있다. 외국 항공사도 중국행 항공편 운항이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된다. 비행기에 태울 수 있는 승객 비율도 75%로 제한했다. 중국 민항국은 "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선 운항 수를 더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에서 추가 감염자가 없다고 말하던 상황에서 외국에서 온 사람 중 감염 확진자가 늘자 입국 통제 수위를 계속 높여 왔다. 25일 24시(26일 0시)까지 중국 본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해외 유입 누적 확진자는 541명으로 집계됐다. 25일 하루에만 중국 본토에서 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모두 국외 유입 사례였다.

그러나 해외 유입 확진자 중 외국인은 소수다. 다수는 중국인이며, 특히 외국에서 공부하던 중국인 유학생이다.

중국의 이번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현재로선 무기한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하루 수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 장기간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치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국 기업 등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에 있는 한국인은 중국 입국이 사실상 막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에 대해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할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입국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월 초 이후 중국인 입국자 중 새 확진자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면 한국이 받는 불이익이 더 크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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