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망가진 한전, 코로나發 공장 셧다운에 전력 판매 줄어 '울상'

연선옥 기자
입력 2020.03.27 06:00
공장 셧다운 잇따른 유럽도 전력 수요 큰 폭 감소

전 세계로 확산하는 우한 코로나 감염증 공포에 전력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공장이 잇따라 셧다운(가동 일시 중지) 되고 팬데믹(대유행) 우려에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력 판매가 줄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이어진 국제 유가 급락세는 전력 업체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와 유가 급락에 따른 여파가 전력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이 혼재돼 있는 셈인데 1조원 넘는 영업 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015760)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올해 한전의 원가 부담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 하락할 때 한전은 연간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류 연료비 절감과 함께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비와 전력시장가격(SMP) 부담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생산을 중단한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 공장 셧다운이 잇따르며 지난달 전력 판매도 감소했다./연합뉴스
지난 11일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생산을 중단한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 공장 셧다운이 잇따르며 지난달 전력 판매도 감소했다./연합뉴스
지난해 말 배럴당 6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이달 30달러 수준으로 50% 가까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한전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 확산세로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 수요 감소로 한전의 전력 판매가 줄어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전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을 당시에도 전력 판매 감소는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었다. 한전은 발전 공기업과 연결 기준으로 실적을 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5일) 들어 일 최대전력사용량은 지난 15일 하루를 제외하고 작년 대비 감소했다. 전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대형 공장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따라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전력 소비가 급감한 것이다. 이달 초 9000kW 수준이었던 공급 능력이 13일부터 8000kW대 수준으로 낮췄지만 전력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력 공급예비율은 30~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전력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프랑스 국영전력기업 EDF는 당초 세웠던 올해 원자력 발전 목표를 폐지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장이 멈춰서는 등 경제 활동이 둔화되면서 전력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DF가 운영하는 57기의 원전은 프랑스 전력의 75%를 공급한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이탈리아는 최근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주 이탈리아 전력 수요는 2주 전보다 1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