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경화, 공시가 인상 직전 아들⋅딸에 연희동 앞마당 증여…절묘한 절세 기술

윤희훈 기자, 손덕호 기자
입력 2020.03.26 14:10 수정 2020.03.26 14:18
작년 4월 말 연희동 자택 앞마당 세 자녀에 증여
자택 공시가 25억5600만원으로 전년비 12.3% 급등
"보유세 아끼려 오른 공시가 적용되는 5월 전 증여한 듯"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자택/ 장련성 객원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자택/ 장련성 객원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4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마당을 세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강 장관 자택의 작년 공시지가(公示地價)는 25억5000만원. 전문가들은 강 장관 부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아끼기 위해 인상된 공시지가 적용되기 전 마당만 따로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 등에 따르면,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4월 25일 공시지가 8억2600여만원 상당의 연희동 임야 301㎡(약 91평)를 장녀(36)와 차녀(32), 장남(31) 세 자녀에게 각각 100㎡(약 30평)씩 증여했다. 이 임야는 강 장관 자택인 연희동 단독주택의 마당으로 쓰고 있는 땅이다. 2층짜리 주택(건물 217.57㎡⋅대지 407㎡)은 이 전 교수가 그대로 갖고 있고, 마당에 해당하는 임야만 세 자녀에게 같은 면적으로 나눠서 증여한 것이다.

강 장관 내외가 자택의 앞마당을 자녀에게 증여한 것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아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강 장관의 자택 건물 공시가는 작년 13.1%(15억3000만원→17억3000만원)상승했다. 마당은 10.1%(8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정부는 '고가(高價) 주택부터 공시가격을 현실화한다'는 방침 하에 최근 2년 동안 시세 15억원이 넘는 주택의 공시가격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작년 상반기 서울 전역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임사업자 등록 및 증여가 큰 폭으로 늘었다. 높아진 주택 공시가격이 적용되는 5월 31일 이전에 소유권을 이전해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서울 연희동은 신규 주택 건설 개발이 한창이다. 강 전 장관의 자택 근처에는 6층 빌딩과 5층 신축 빌딩이 들어서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공시지가 상승은 물론 향후 임야인 땅이 개발돼 자산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자녀들에게 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장관은 지난 2017년 인사청문회 때 자녀들에 대한 증여세 회피가 논란이 됐다. 강 장관의 두 딸은 2014년 공동 명의로 경남 거제시 동부면에 1억6000만원 상당 2층짜리 주택을 구매했으나 증여세 232만원은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틀 뒤인 2017년 5월 23일에서야 납부했다. 증여세 납부 기한은 3개월이다.

2017년 6월 15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연희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2017년 6월 15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연희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