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본사는 어디? 세계 떠도는 창업자 형제..'데이터 공개 불가' 고수

설성인 기자
입력 2020.03.26 11:08 수정 2020.03.26 15:55
창업자들 모국 러시아 떠나 돌아다녀… 개발팀은 두바이서 근무
폐쇄적인 운영 정책 고수… 다수의 글로벌 거점에 데이터 저장

성착취물을 공유·유포한 ‘n번방’ 수사의 키를 쥐고 있는 텔레그램은 지난 2013년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두로프, 파벨 두로프 형제가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다.

텔레그램은 여느 인터넷·모바일 기업과 달리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과거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시로 옮겨다녀 본사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텔레그램측은 폐쇄적인 운영 정책을 고수한다. 텔레그램은 비밀 대화(Secret chats)에 대해 "데이터를 다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저장한다"면서 "어떤 정부도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수 없다. 정부를 포함해 제3자에게 사용자 데이터를 공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파벨 두로프 인스타그램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파벨 두로프 인스타그램
◇ 러시아에는 아무 것도 없어… ‘수학 천재’ 니콜라이 두로프가 기술 담당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는 동생인 파벨 두로프가 맡고 있다.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며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 ‘젊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됐다.

텔레그램의 기술적인 부분은 파벨 두로프의 형인 니콜라이 두로프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3개를 거머쥔 수학 천재다. 텔레그램의 데이터 프로토콜, 보안, 서비스 안정성 등은 니콜라이 두로프가 총괄한다.

두 사람 모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나 러시아 내 IT 규제로 모국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텔레그램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개발자들이 (두로프 형제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왔다"고 했다. 현재 개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활동중이며, 베를린(독일), 런던(영국), 싱가포르에도 거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텔레그램은 어디에도 공식적으로 본사 위치를 알리지 않고 있다. 파벨 두로프 CEO는 2018년 1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러시아에는 서버, 개발자, 사무실도 없다"면서 "왜 일부 미디어가 텔레그램을 러시아 기반으로 표현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적었다.

◇ 韓 사법당국 요청 응할지는 미지수… 인터넷 프라이버시 강조

‘n번방’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위해서는 텔레그램측의 협조가 절실하다. 서버 등에 남겨진 범죄 흔적을 추적해야 하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외에 다른 공범들의 실체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텔레그램이 한국 사법당국의 수사 협조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텔레그램측은 인터넷 프라이버시에서 2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나는 사적인 대화를 제3자가 볼 수 없도록 해야 하며, 또 다른 하나는 광고회사 등에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하는 것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내세웠던 차별화 포인트는 비밀 보장"이라며 "자신들의 원칙을 깨고 한국 사법당국에 사용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