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안 가리고 주식시장 돌진하는 개미군단

이다비 기자
입력 2020.03.26 06:00
최근 삼성전자(005930)주식을 매수하며 ‘동학개미운동(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개인이 받으며 주가를 방어하는 모습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말)’에 동참한 직장인 박모(31)씨는 최근 미국 주식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를 사들였다. 우한 코로나(코로나19)로 미국 증시가 최근 5~10%씩 내리자 올 초까지만 해도 비싸서 사기 어려웠던 미국 주식을 담은 것이다.

박씨는 "미국 주식 시장도 변동성이 커 매수를 망설였지만, 미국 증시가 회복되고 주가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 거 같아 조금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 매수 행렬에 나서고 있다. 우한 코로나로 한국 증시뿐 아니라 해외 증시도 곤두박질치자 다시 오기 어려운 저점매수 기회라는 생각에 미국 시장에도 베팅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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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액은 44억4070만달러(약 5조4800억원)로 집계됐다. 1월 매수액은 23억5515만달러, 2월 매수액은 33억5822만달러였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총 101억5407만달러(약 12조5300억원) 어치의 미국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 주식 매수액인 166억3500만달러(약 20조630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치다.

개인 투자자들은 애플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테슬라, MS, 아마존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애플은 3억5466만달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는 25억3254만달러, 테슬라는 23억6966억달러, MS는 20억5589억달러, 아마존은 18억3629억달러어치를 샀다.

개미들은 미국에서도 과감히 투자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나스닥100 지수의 일일 등락률을 3배만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지수가 10% 오르면 30% 수익을 내지만 반대로 10% 하락하면 30% 떨어진다. 이 ETF는 지난달 17일 118.06달러였지만 지난 23일 35.5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4일 43.56달러로 반등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부터 ‘변동성이 큰 국내보다 꾸준히 상승하는 해외 주식을 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으로 해외주식을 사고 있다.

개미는 국내 증시에서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은 1600대까지 떨어진 코스피에서 이미 외국인 투자자가 던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지난 24일부터 코스피는 다시 상승전환했지만 개인은 이날 잠깐 매도세로 돌아섰을 뿐 지난 25일 다시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7330억원을 사들이며 월간 최대 순매수액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달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인 4조8974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21조8098억원어치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샀다.

개미들은 국내에서 대장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약 5조201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달 개인 순매수액의 절반을 넘는다. 그 뒤로는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