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한 폐렴’ 어려움 겪는 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 대출

세종=이민아 기자
입력 2020.02.17 10:00
우한 폐렴(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까지 대출이 지원된다. 3개월 간 공항사용료와 각종 과징금 납부도 유예된다. 위축된 중화권 수요를 대신할 대체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헝가리, 포르투갈 등 중·장거리 운수권을 2월 말 배분한다.

정부는 17일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영향으로 항공 여객이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 지원 방안을 논의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일본 수출 제재, 보잉 737 결함 등으로 항공업계는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적자는 3683억원이었고,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도 각각 348억원, 50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부는 우한 폐렴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계류돼 있는 여객기들./연합뉴스
인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계류돼 있는 여객기들./연합뉴스
매출이 급감하고 환불이 급증해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항공사에는 산업은행이 심사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범위 내에서 대출을 지원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항공사 매출이 급감하자 대한항공(003490)에 1400억원, 아시아나항공(020560)에 1100억원씩 대출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여객이 줄어든 항공사는 공항시설 사용료 3~5월 분의 납부를 유예해준다. 3개월간 대한항공이 417억원, 아시아나항공이 213억원, 국내 저가항공사(LCC)는 249억원의 사용료 납부를 유예받을 전망이다.

상반기 중 항공 수요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6월부터 2개월 간 착륙료를 10% 감면해주고, 현재 감면해주고 있는 약 300억원 규모의 인천공항 조명료 등 각종 사용료의 감면기한 연장을 검토할 예정이다.

운항 중단‧감축이 이루어진 노선은 올 한해 운수권과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권리) 미사용분 회수를 유예해준다. 현재는 연간 20주 미만, 슬롯 80% 미만 사용시 운수권이 회수되기 때문에 운수권과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운항을 하고 있다.

위축된 중화권 노선을 대체할 신규시장 확보를 위해 프랑스 파리, 헝가리, 포르투갈 등의 운수권을 2월 말 배분한다. 운수권 배분‧신규 노선 발굴, 행정지원을 신속‧유연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항공사가 새로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될 경우, 1년간 과징금 납부를 유예해준다. 올해 6월까지였던 항공기 안전성 인증(감항증명)과 수리·개조 승인에 대한 수수료 50% 감면 기한은 2년 연장한다. 또 우한 폐렴으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를 지원하다 공기업의 재무제표가 악화할 경우 이를 경영 평가 때 감안해, 공기업이 업계지원 등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준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여객 감소는 발병 3~4개월 후 여객 감소로 이어졌던 사스(2003), 메르스(2015)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59개의 운항 횟수는 2월 셋째주 현재 일주일에 380회로, 1월 초 546회 대비 77% 쪼그라들었다. 동남아 주요노선까지 위축이 확산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