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양산, 2분기로 또 밀릴 듯

장우정 기자
입력 2020.02.17 06:00
한국서 파견간 핵심 엔지니어들, 우한폐렴에 국내로 철수
광저우 있는 광둥성, 확진자 수 1300명 돌파… 후베이성 이어 두번째
"품질인증 절차도 원활치 않아… 1분기 양산 가능성 희박"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본격양산 시점이 다시 2분기로 밀릴 전망이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해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중에는 OLED 본격 양산이 가능, 파주 물량과 합쳐 연내 OLED TV용 패널 출하량을 600만장 정도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한 폐렴이란 블랙스완(예기치 못한 위기)이 중국 전역을 덮치면서 본격 양산을 위한 준비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준공한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8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지난해 8월 말 준공한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8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1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한 샘플 패널을 고객사에 보내 품질인증(퀄·qual)을 받는 과정이며, 아직 이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 핵심 제조공정 중 하나인 ‘봉지(Encapsulation)’ 불량으로 최대 고객사인 LG전자 퀄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를 개선해 다시 샘플 패널을 만들어 보내야 하는데, 우한 폐렴으로 이런 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지 공정은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든 OLED 패널이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마감을 하는 단계다. 수분·산소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OLED 패널의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공정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이 있는 광저우는 중국 남부 광둥성의 성도(성의 수도)로, 인구 1100만명이 살고 있어 베이징·상하이에 이은 중국 3대 도시로 분류된다. 광둥성은 우한폐렴 진원지인 후베이성에 이어 우한폐렴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16일 기준으로 확진자 수는 1300명을 웃돌고 있다. 이에 광저우는 지난 7일부터 폐쇄적 관리 지역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며 사람들이 몰리는 시설은 전면 폐쇄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 광저우 공장으로 파견간 핵심 엔지니어들이 우한 폐렴을 계기로 국내 철수한 뒤, 아직 광저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광저우뿐 아니라 중국 모든 법인에 있는 출장자는 대부분 한국으로 복귀했고, 주재원과 중국 현지인이 일부 남아 공장은 멈추지 않고 가동하고 있다"며 "다시 정상적으로 모든 인력이 배치되는 시점은 중국 현지 상황을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저우 공장 본격양산이 중요한 이유는 TV용 OLED를 생산하는 회사가 현재 LG디스플레이뿐이어서 OLED TV 수급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IHS마킷 집계를 보면 OLED TV는 LG전자가 시장점유율 약 56%로 시장에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다. 일본 소니(21.7%), 파나소닉(9.9%)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기준 OLED TV를 만드는 회사는 총 15개였으며, 올해 비지오, 샤프, 화웨이, 샤오미 등 4개사가 추가로 OLED TV 진영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OLED TV를 파는 회사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패널 물량도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OLED 패널 양산에 단기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TV 업체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주에도 OLED 공장이 있는데다, OLED TV가 많이 팔리는 시점은 2분기 이후부터이기 때문에 1분기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TV 전체 수급에까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