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잡으려다 봉 될라

이경은 기자
입력 2020.02.14 04:04

'기생충' 관련주 급등에 경고… 제작사 바른손 연일 상한가, 투자사 큐캐피탈도 주가 올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이후, 증권가에서 '기생충' 관련주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 제한 폭까지 오른 6개 종목은 모조리 '기생충'관련주였다. 영화 흥행으로 역대급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제작비 1100만달러(약 130억원)를 들여 영화를 만든 바른손이앤에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가격 제한 폭까지 올라 4955원에 마감했다. 바른손이앤에이가 최대 주주로 있는 계열사 바른손은 지난 10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 사진은 ‘기생충’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다. /EPA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 사진은 ‘기생충’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다. /EPA 연합뉴스
'기생충'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인 큐캐피탈과 컴퍼니케이도 이날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큐캐피탈의 최대 주주인 지엔코도 상한가였고, 자회사(블러썸픽쳐스)가 '기생충'에 투자했다는 호재로 블러썸엠앤씨 역시 가격 제한 폭까지 올랐다. 역시 영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콘텐츠 서비스 업체 KTH도 이날 26.1% 치솟았고, '기생충'의 투자 배급사인 CJ ENM은 8.65% 올랐다.

영화펀드를 만든 운용사들도 흥행 수익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서 영화 투자로 대박 수익률을 거둔 한국의 소형 헤지펀드로 유명세를 치렀다. 유경PSG운용은 지난 2018년 CJ그룹이 배급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영화 '기생충'에 50만달러(약 6억원)를 투자했는데 72%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기생충' 관련 종목들의 주가 급등은 호재성 이슈에 따른 투기적 성격이 짙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12일 바른손이앤에이의 하루 평균 회전율은 187.5%에 달했다. 하루 만에 주인이 2번 가까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평균 회전율은 2.7%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사고파는 손바뀜이 잦았다는 의미다.

'기생충' 흥행 성과가 해당 종목들의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바른손의 경우 영화 사업 매출 비율은 미미하며, 주요 사업인 게임과 외식 부문은 적자 지속으로 재무 상태가 열악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바른손과 바른손이앤에이를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이틀간 주가가 40% 이상 상승하게 되면 하루 동안 매매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